[단독] "매장 방문없이 와인 주문"…카톡, '불법 택배판매' 중개

유태영 기자 / 2024-03-08 17:06:20
국세청, 주류 통신판매는 '전통주'만 허용
'이동포장'·'포장비' 메뉴 결제하면 와인 택배 발송
카카오톡, 스마트오더 매출의 일부 수수료로 받아
"스마트오더는 입점업체가 임의로 운영…계약만료"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채널에서 불법으로 와인 택배 판매를 중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UPI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톡은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카카오톡 채널에 제공하고 있다. 주류 소매업자들이 채널을 통해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신청한 뒤 올리는 매출의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스마트오더'라는 주문은 소비자가 무조건 매장을 직접 방문해 주류를 픽업해야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채널의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소비자가 '이동포장' 또는 '포장비'라는 메뉴를 함께 결제하면 '원클릭결제'한 와인을 매장 방문 없이도 택배로 배송하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에서 와인을 택배로 판매하고 있다.[유태영 기자]

 

국세청의 '주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에 따르면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를 인터넷,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거래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위반시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정부가 주류 통신판매를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성년자가 통신판매로 주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규제를 완화해 스마트폰 앱을 통한 주류 스마트오더를 허용했다. 다만 스마트오더를 하더라도 주류를 픽업하거나 비용을 결제할 때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직접 매장을 찾아와 결제하고 택배로 보내달라고 하거나 미리 비대면 결제한 뒤 직접 픽업하는 방식만 허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카카오톡의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는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기자가 카카오톡 스마트폰 앱 검색창에서 '와인'을 검색한 뒤 복수의 와인샵 채널에 "'택배구매'가 가능하냐"고 묻자 "당일 발송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와인 가격과 택배비용을 합쳐 업체가 알려준 계좌에 입금했다. 하루 뒤 이 업체는 기자가 구매한 와인 택배 발송이 되지 않았다며 당일 오토바이 퀵 배송으로 와인을 보냈다. 

 

▲ 지난 4일 카카오톡 채널에서 주문한 뒤 오토바이 퀵 배송으로 전달받은 와인.[유태영 기자]

 

기자는 매장을 방문한 적이 없으니 이번 일은 명백한 불법 판매 중개다. 카카오톡 채널의 스마트오더 방식은 주류 통신판매 명령 위임고시 제6조 위반에 해당된다. 

 

6조는 '주류 통신판매 미승인자의 표시금지사항'을 명시했다. 6조에 따르면 '주류의 배송, 결제방법, 계좌번호, 주문전화번호 등 판매와 관련한 정보'를 표시하면 안된다. 또 소비자들이 주류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다고 오인할 수 있는 쇼핑백, 장바구니 등의 기능을 제공해선 안된다. 

 

황당한 점은 카카오톡 스마트오더 서비스도 '불법'을 공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서비스엔 "택배 배송이 가능한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전통주 이외의 주류는 택배 발송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라는 답이 게시돼 있다.

 

▲카카오톡 채널 내 안내메시지.[유태영 기자]

 

카카오톡은 주류 불법 통신판매중개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카톡 채널에서 제공하는 '와인 스마트오더'는 결제금액의 5% 내외를 와인샵들에 수수료 명목으로 떼간다. 데일리샷, 달리 같은 주류 스마트오더 앱에선 무조건 방문 픽업만 가능하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사실상 택배 판매를 조장하며 와인샵들의 매출에 비례해 수수료를 챙기는 셈이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와인샵 매니저는 택배로 주류판매가 가능하냐는 기자 질문에 "그건 불법이라서 안된다"고 딱 잘라 말했다. 카카오톡 채널의 '와인 택배 판매'에 대해선 "당장 택배로 술을 팔면 매출이 껑충 뛰겠지만 고객들에게 불법이라 직접 와서 구매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은 카카오톡의 불법 주류 통신판매 중개행위에 대해 "실제 주류 고시 위반인지 확인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채널 스마트오더는 현재 협력업체와 계약이 만료됐고 채널 입점업체들이 임의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내용에 대해 부인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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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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