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빅데이터] 빅데이터는 이미 알고 있는 '의정갈등' 해법

박지은 / 2024-09-11 15:46:40
한동훈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의제 제한 없다"…정부 '선긋기'와 온도차
의정갈등 연관어, '정부' '국민의힘'…尹·韓 협력해 의료계 공감대 도출 주문
2026년도 의대 정원 조정 초점…복지부 장·차관 경질해 복귀 명분 확대
빅데이터 연관어, '우려' '부족' 등 심리적 우려 보여…감성비율 '부정' 74%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개혁 방향이 절대적으로 옳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료계에 여지를 줄 수 없는 상태이고 의료계는 이미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로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다. 

 

▲ 11일 서울의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연휴 기간 응급실 운영에 대한 국민 우려가 급속도로 확산되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섰다.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더 넓히는 포석으로 이해된다.

 

한 대표는 의료공백 사태 논의를 위한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 출범과 관련해 "전제조건을 내걸어선 안 된다"며 재차 의료계 참여를 요청했다. 논의의 범위도 대폭 확대하고 있다.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또는 의료 개혁 관련 주무부처 장·차관 경질 등 의료계가 요구하는 사항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한 대표는 "무슨 이야기를 못 하겠느냐.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계시니 신속하게 협의체가 출범해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이미 입시가 시작되었고 큰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은 것과 온도차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손을 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우선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8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의정 갈등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 <연관어(썸트렌드): 의정갈등(2024년 8월 19일~9월 10일)>(그림 1)

 

의정 갈등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정부', '국민의힘', '대표', '국민', '대통령', '의사', '민주당', '개혁', '한동훈', '국회', '추석', '입장', '의료계', '병원', '정원', '윤석열' 등으로 나온다(그림1).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의정 갈등에 대한 해법 방향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협력해 주도하고 야당과 협의를 통해 의료계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라는 주문이다. 여여의정에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은 기본적으로 가능하므로 의료계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은 2026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 조정으로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다. 

 

여기에 의료계가 강력하게 반발했던 주요한 원인이 '의대 정원 확대'라기보다 정부의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보건복지부 장차관을 전격적으로 교체해 의료계의 복귀 명분을 더 확대해 준다면 의대 정원을 예정대로 확대하면서도 의료 공백을 수습할 수 있는 절묘한 해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환자와 환자 가족들 그리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은 추석 명절을 앞둔 응급실 공백 상황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추석 연휴 응급실 이용 환자는 추석 연휴가 있었던 시기의 직전 주와 대비해 72% 증가했다고 한다. 경증 환자 비중도 추석 전주 50.4%에서 추석 연휴 기간 60.4%까지 늘어난 바 있다. '추석 명절에 아프지 말자'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다. 빅데이터는 응급실에 대한 반응이 어떨까. 지난 9월 1~10일 기간 응급실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확인해 보았다. 

 

▲ <감성 연관어(썸트렌드): 응급실(2024년 9월 1~10일)>(그림 2)

 

응급실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우려', '부족', '위기', '갈등', '가능하다', '불안', '어렵다', '거부하다', '부담', '최선', '불안감', '혼란', '호소하다', '걱정', '차질빚다', '도움', '어려움겪다', '악의적', '보상', '아프다', '과부하', '우려크다', '정상적', '논란', '범죄', '감사하다', '필수', '위험', '고통' 등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급실에 가야 할 상황이 있을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빅데이터에서 크게 우려하는 결과로 나온 것이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보면 응급실에 대한 긍정 비율은 20%, 부정은 74%로 나왔다(그림2).

 

한가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많은 교통량으로 인해 인명 사고는 물론 연휴 기간이라 병원 인력이 많지 않은 시기에 각종 질환으로 인한 환자들의 수가 얼마나 될지는 예측불허다. 정부는 아무리 명분 있는 의료개혁이라도 의료계의 의견을 다시 더 적극적으로 경청한다는 자세로, 의료계는 정부와 대치하더라도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으로 명절 의료 공백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배종찬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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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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