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승부조작 브로커 아냐…재심 원한다"

권라영 / 2018-12-10 14:52:50
이태양 "내 잘못으로 문우람이 누명 썼다"
KBO, 문우람 영구실격 처분 재심의 예정

전 넥센 히어로즈의 문우람(26)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우람 관련 이태양 양심 선언 및 문우람 국민 호소문 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뉴시스]


문우람은 30일 전 NC 다이노스 이태양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힘들더라도 꼭 재심을 하고 싶다"면서 "제 억울함을 모든 국민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문우람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았다. KBO 야구규약 제148조 '부정행위',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한 처분이다.

문우람은 2015년 동료 선수 이태양(25·당시 NC 다이노스)과 브로커에게 먼저 승부조작을 제안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문우람은 기자회견에서 "프로야구선수로서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사리를 분별하지 못한 점과 승부조작이라는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에게 사죄하고 싶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자신은 승부조작 브로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을 하면서 억울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곳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법원 판결에 대해 "무죄를 밝히기 위해 대법원 상고를 했지만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한해 원심판결에 중대한 사실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인정돼야 상고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BO 상벌위원회에서만큼은 나의 억울함을 들어줄 줄 알고 또 한 번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유죄 확정의 근거에 의해 영구실격이라는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힘들더라도 꼭 재심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어디를 믿어야 하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문우람은 2014년 자신을 스포츠 에이전트라고 소개한 브로커 조모씨와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5월 내가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해 힘들 때 쇼핑하면 기분이 풀릴 거라면서 조씨가 운동화, 청바지, 시계를 선물했다"고 말했다. 재판에서 조씨의 선물은 승부조작 대가로 판단됐다.

그러나 문우람은 이태양과 조씨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으며, 자신도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됐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태양과 조씨는 문우람은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이를 번복하면서 문우람은 군검찰로 송치됐다.

문우람은 "조사가 끝난 뒤 이태양과 처음 독대했을 때 이상한 것을 느끼고 다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수사가 끝났다고 아무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곧바로 군검찰로 넘어갔고, 다음날 뉴스에는 문우람이 야구선수 최초 승부조작 브로커 설계자라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왔다"고 말했다.

이태양도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문우람은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는데 검사의 거짓말에 넘어가 허위 진술을 했다"며 "이후 문우람과 둘이서 이야기를 하면서 검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검사실을 찾아가 진술을 번복하려 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태양은 또 "변호사는 나에게 문우람이 죄가 없다고 진술하면 내가 불리하게 될 것이라며 문우람과 관련된 진술을 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검사는 만약 내가 더이상 문우람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으면 이후 야구선수로서의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이야기까지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우람은 죄가 없다'고 진술을 번복하려 하자 검사는 자신의 수사가 종결됐고, 군 검찰에 이첩됐으니 거기서 잘 변론을 해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선 것은 내 잘못으로 인해 문우람이 누명을 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고 죄스러운 마음 때문"이라며 "죄인인 내가 나서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억울하게 희생된 문우람이 부디 재심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KBO는 문우람이 법원 판결에 적시된 사실에 대해 다투고 있고,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재심 결과에 따라 문우람에 대한 징계를 다시 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들의 해명 과정에서 일부 프로 선수들의 실명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태양은 조모씨가 "A, B, C, D, E, 이런 애들도 다 한다. C는 지가 직접 토토해서 지가 직접 베팅을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름이 언급된 선수 중 한 명인 정우람은 소속팀 한화 이글스를 통해 "기자회견 중 밝혀진 불법시설 운영자 및 브로커 등과 일절 연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는 "정우람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향후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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