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도입 망설이는 카드사들…"높은 수수료 영향"

황현욱 / 2023-09-27 15:26:24
수수료율 높아 애플페이 도입·교통카드 기능 지원 '지지부진'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 미지원시 영향력 확장 제한"

올 상반기 애플페이는 국내 지급결제시장에서 태풍을 일으켰다. 먼저 도입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덕에 점유율까지 크게 올렸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를 제외한 타 카드사의 애플페이 도입과 교통카드의 지원 모두 지지부진하다. 높은 수수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KB국민카드, BC카드(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이미 지난 6월 애플에 애플페이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고 출시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도입이 확정된 카드사는 없다. 

 

▲ 신한, 국민, BC카드(우리카드)가 지난 6월 애플에 애플페이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협상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그래픽=황현욱 기자]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면서까지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건 무리라 다들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건 없지만, 시장에 알려진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0.15%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높다. 타 국가들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러시아 0.12% △이스라엘 0.05% △중국 0.03%다. 중국과 비교하면 최대 5배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그만큼 한국을 홀대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들이 망설이자 애플은 추석 이후 애플페이 관련 계약조건을 카드사에 전달, 일종의 기준점을 만들어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10월에는 현대카드 외 다른 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iOS17 업데이트 이후 애플페이에 '다른 카드 추가' 탭이 생겼다. [황현욱 기자]

 

실제 최근 업데이트된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 iOS17에서는 애플페이에 '다른 카드 추가' 탭이 생겼다. 기존에는 현대카드 앱으로 연동되는 탭밖에 없었다. 

 

▲ iOS17 업데이트 이후 타 카드사의 애플페이 추가 암시 문구. [황현욱 기자]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문제만 해결하면 애플페이를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누가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하냐에 따라 흥행 효과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교통카드 도입도 수수료 문제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국내 애플페이에서도 교통카드 연동 기능을 지원한다는 기대가 나왔다. 

 

애플이 iOS17 개발자 문서에 티머니(Tmoney) 항목을 추가한 것이 알려지며 아이폰15가 국내에 출시되는 내달 기능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수수료 관련 애플과 티머니, 양측 의견 차이가 커 교통카드 지원의 가능성 또한 미지수다.

 

▲ 애플 개발자 문서에 '티머니' 항목이 추가 되어있다. [애플 개발자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교통카드 시장은 교통카드 단말기를 제공하는 티머니, 캐시비 등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가 부가가치통신망 사업자(밴사·VAN사) 역할을 하고 있다. 교통카드 결제 건이 있을 때마다 카드사들은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에게 결제 통신망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국제결제표준(EMV) 결제망 사용을 이유로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와 '신용카드사'에 수수료 부담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기자가 지난 8월 9일~12일 일본 도쿄에서 애플페이 교통카드(파스모)를 사용하는 모습. [황현욱 기자]

 

카드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교통카드 수수료는 카드사, 애플,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 등 이해당사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합의안을 가져와야 풀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페이 교통카드 지원은 애플 측의 미온적인 태도로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다만 교통카드 지원이 안 되면 애플페이 영향력 확장이 제한적이므로 애플 측도 교통카드에 한해서는 수수료율을 낮게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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