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오름세인데"…전세보증비율 축소에 실수요자들 '아우성'

안재성 기자 / 2025-01-09 16:30:20
보증비율 축소로 전세대출 금리 상승·한도 축소 불가피
"중장기적으론 집값·전셋값 안정화 도움될 수도"

금융위원회가 전세보증비율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승과 한도 축소가 예상된다. 실수요자들은 불만을 표하고 있다.

 

금융위는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로 일원화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수도권만 보증비율을 80%로 축소하는 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3대 전세대출 보증기관 중 한국주택금융공사(HF) 보증비율은 90%, 주택도시보증공사(HUG)과 서울보증보험(SGI)은 100%다. 이를 90%로 통일하려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세대출이 국민 주거 안정이란 측면에서 필요한 제도라고 인정하면서도 "100% 보증 때문에 상환능력 심사 없이 공급되다 보니 200조 원에 달하는 전세대출 자금이 투기적인 주택 수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보증비율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세입자들이 보증을 통해 손쉽게 돈을 빌려 거액의 전세금을 지불하니 이를 이용한 갭투자가 성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권 사무처장은 "보증비율 90% 일원화는 이르면 올해 1분기 내 가능할 것"이라며 "수도권 보증비율을 80%로 축소하는 안은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보증비율 축소로 세입자들은 손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일 "보증비율이 90%로 축소되면 만약 전세사기 등 사고가 터져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을 때 은행이 나머지 10%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대출금리에 그 리스크를 반영해야 한다"며 대출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정확한 수치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 전세대출 금리가 0.1~0.2%포인트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출 한도도 축소될 것"이라며 "대출 거절 사례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전셋값이 너무 올라 가뜩이나 걱정스러운데 금리까지 뛴다니 부담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입자는 투기꾼이 아니라 주거 실수요자"라며 "정부가 이리 갑자기 주거 안정을 해쳐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는데 전셋값은 상승세란 점이 세입자 부담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81만 원으로 전월(5억8678만 원) 대비 1603만 원 올랐다. 역대 최고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원래 집값 하락기에는 매수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전세 수요가 늘어난다"며 전셋값이 더 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전세 수요 초과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가을 이사철에 해당되는 9, 10월 물량이 연중 가장 적을 것으로 여겨져 해당 시점 전후로 임대차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월 평균 입주물량은 약 2만6000가구인데 하반기는 월 평균 1만8000가구로 감소한다. 점점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어질 위험이 높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수도권 전세보증비율이 80%로 축소되면 그만큼 세입자들 고통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인 효과는 미지수지만 중장기적으론 전세보증비율 축소가 집값·전셋값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세대출 금리 상승과 한도 축소로 세입자들이 감당 가능한 전셋값이 줄어들면 그만큼 시장 가격도 내려갈 거란 시각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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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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