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공청회 '광주·전남' 명칭 사용 변함 없어
전남·광주, 광주·전남의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남도 수장인 김영록 전남지사가 공식 행사에서 '광주·전남' 명칭을 고수하며 도의회와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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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0일 장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민공청회에서 김대중 전남교육감, 김한종 장성군수 등 도민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
통합 특별시 명칭을 둘러싼 논의에서 전남도의회와 일선 시·군, 도의원들이 잇따라 '전남·광주' 표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김 지사는 '광주·전남특별시'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20일 열린 '행정통합 도민공청회 장성군 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배경과 필요성, 주요 특례 사항 등을 도민들에게 설명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문구가 내걸렸고, 행사 종료 후에도 김 지사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장성군 도민공청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이 전날 집행부와 간담회에서 "통합 특별시 명칭을 '전남·광주특별시'로 추진해 달라"고 공식 제안한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를 두고 도의회 의견을 사실상 외면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균 의장은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은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가시적 측면을 넘어 역사성·정체성·상징성을 함께 담아내야 할 문제"라며 "전라도의 역사성과 전남·광주 간 균형을 고려할 때 명칭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 ▲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이 19일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전남·광주 행정통합 도의회·집행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
이 같은 문제 제기 이후 전남도의회 의원들은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에서 일제히 '전남·광주특별시'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김 지사의 경쟁자이자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주철현(여수 갑) 국회의원 역시 공식 보도자료와 문자메시지에서 '전남·광주' 표현을 사용하며 김 지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반면 전남도는 공식 자료와 공청회 현장에서 여전히 '광주·전남 행정통합', '광주전남특별시'라는 표현을 고수하며 도의회·시군과의 인식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는 전날 공청회에서 "광주전남특별시가 대체적인 의견이다"며 "전남이 더 크니 '전남·광주'로 해야 한다는 말씀도 있다"고 언급했지만,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가칭으로 광주전남특별시를 쓰고, 국회의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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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남도 자치행정과가 20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도민 참여 중심 이어가'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업로드했다. [홈페이지 캡쳐] |
이를 두고 전남 정치권 안팎에서는 통합 명칭이 단순한 호칭을 넘어 상징성을 가늠하는 사안인 만큼, 김 지사가 전남도민의 대표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통합 이후 행정청사 위치와 단체장 근무지, 광역 행정 기능 배분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명칭 문제부터 전남이 후순위로 밀리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남도의원은 "민의없는 통합 통보에 이어, 협의와 소통의 과정에서도 민의를 무시하는 처사다"며 전남지사의 행보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또 다른 도의원은 "이번 행정통합은 (1986년 11월) 40년 전 전두환 군사독재가 이간질적인 요소로 갈라놨던 것을 하나로 호흡맞춰 잘 살아보자는 것으로, 형식이 내용을 지배할 수 있는 만큼 명칭은 역사성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식은 전남의 틀 안에서 하나되자라는 대원칙인 만큼, 김영록 전남지사와 집행부에서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광주광역시와 얘기한 부분도 있어서 공식 명칭이 정해지기 전에는 가칭을 쓰고 있다"며 "명칭은 예민한 부분이어서 도의회 의견을 거부하는 게 아닌 검토 단계인 만큼 결론을 못 내린 상황이다"고 해명했다.
행정통합을 둘러싸고 '누구를 위한 통합이냐', '통합 통보다'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민 대표기관인 전남도의회 의견마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김영록 전남지사의 명칭 행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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