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팬클럽, 주적은 한동훈?…韓팬덤과 온라인 전쟁

김명주 / 2024-09-10 16:04:25
金 팬클럽 건사랑, 8·9월 공지사항 필독글 살펴보니
'공천개입 보도' 金 옹호 댓글 독려…韓팬덤엔 "한딸" 비난
좌표 찍힌 기사, 韓 옹호 댓글 순공감순 뒤로 밀린 듯
건사랑, 당원 게시판에도 金 응원글 독려…韓 팬덤은 '적'
'김건희 팬클럽'의 기사 댓글 '좌표찍기'가 한창이다.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쉴드'치는 댓글 독려 행위다. 김건희 팬클럽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글 작성도 독려하고 있다. 

지지자 모임인 만큼 옹호 댓글 독려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위상'이다. 김건희 팬클럽 세상에서 한 대표와 그의 지지자들은 적으로 규정돼 공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김 여사의 네이버 팬카페 '건사랑'을 살펴보면, 공지사항에 지난 5일 오전 10시 35분 '[필독]여사님 공천개입 관련기사 댓글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김건희 팬클럽 공지사항에 올라온 필독 게시글 2건 중 하나다.

▲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에 지난달 22일과 지난 5일 필독글 2건이 신규 등록됐다.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캡처]

 

게시글 작성자인 카페매니저는 뉴시스의 <박찬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에 "김건희 특검 수사대상에 포함">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비공(비공감) 눌러주시고 여사님 응원, 옹호 댓글 작성해달라. 건사랑은 해낼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글이 올라온 지난 5일은 '김 여사의 총선 공천개입' 의혹이 처음 불거진 날이다. 김 여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5선 중진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공천개입 의혹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김건희 팬클럽에 올라온 글에는 '댓완', '완', '신고완', '비공완' 등 27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완과 완은 댓글 완료, 신고완은 신고 완료, 비공완은 비공감 완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 지난 5일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에 올라온 댓글 독려글에 달린 댓글들.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캡처] 

 

한 대표에 대한 적대적 댓글은 심심찮다. 작성자는 게시글에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 4건이 캡처된 사진을 함께 올렸는데 이 중 2개는 한 대표를 옹호하는 댓글, 다른 2개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난하는 댓글이었다.


이에 대해 한 댓글러는 "이거 한동훈 작품인가요? 왜 댓글들이 개딸이 아닌 한딸들이 들러붙은건가요? 투명하네"라고 썼다. '한딸'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에 견줘 만들어진 단어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 팬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다른 댓글러는 "공천이 뭔지 공천 개입이 어디까지가 불법인 건지 뭣도 모르는 좌익좌파들과 한동훈만 지지하는 모지리들이 오늘도 여사님 험담과 무지성 비난이 있겠다"고 했다. 또 다른 댓글러는 "댓글 완료. 문죄인이 수사가 본격화 되니까 문꼴오소리 한딸 y(한 대표를 비난하는 멸칭)들 개난리네"라며 한 대표와 그의 팬덤을 비난했다.

'좌표찍기' 후 댓글창 점령한 金 옹호 댓글…韓 옹호글은 뒤로 밀려

실제 이들의 댓글 좌표찍기로 해당 기사의 순공감순 댓글 순서는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표를 옹호하고 김 여사를 비난하는 댓글이 상단에서 뒤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 지난 5일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사랑 댓글 독려글에 올라온 기사 댓글창.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캡처] 

 

김건희 팬클럽이 좌표를 찍은 기사에는 현재 '순공감순' 첫 번째부터 11번째까지 김 여사에 우호적인 댓글들이 달려 있다. 이들 댓글 중 10개는 필독글 게시 이후 작성된 것이다. 네이버에 게재되는 기사는 모바일에서 볼 경우 순공감순, 공감비율순 등 언론사가 설정한 기준으로 상위 5개의 댓글이 첫 페이지에 노출된다. 순공감순은 댓글에 달린 공감 수에서 비공감 수를 뺀 수치 순으로 기사 하단에 댓글을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순공감순 첫 번째 댓글은 "민주당, 하는 일이라곤. 여자 한 명 우려먹는 거"라는 내용으로 공감수 43개, 비공감수 2개다. 순공감은 41개다.

당초 상단에 있던 것으로 보이는 한 댓글은 공감이 63개로 김 여사 옹호 댓글보다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 댓글은 "저 난리 쳤는데 한동훈이 시스템 공천한다고 경선으로 투명하게 하니 한동훈 죽이겠다고 발악중인 거지"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비공감 57개가 찍히면서 댓글 순위가 12번째로 밀렸다. 좌표찍기 글이 올라올 때만 해도 공감 23개-비공감 4개로 순공감 19개였는데, 좌표찍기 후 순공감 6개로 줄어든 것이다.

金 팬덤, 韓 팬덤을 與 당원게시판 '점령군' 규정 

김건희 팬카페 공지사항의 또 다른 필독 게시글도 한 대표의 팬덤을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달 22일 12시 14분 '위드후니와 한딸, 잠입 좌파들이 장악한 국힘게시판을 탈환해주세요(대통령과 영부인께 큰 힘이 됩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 지난달 22일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에 올라온 필독글.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캡처]

 

이 역시 카페매니저가 글 작성자였다. 그는 "최근 위드후니와 한딸, 위장보수들이 국힘당원 게시판을 장악해 대통령과 영부인께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막말을 쏟아내서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건사랑이 나서서 조금이라도 두 분을 위해 나선다면 두 분께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성자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게시글 작성 방법을 알려주며 "당연히 건사랑 회원이라면 대통령과 영부인을 향한 응원의 글을 써주시면 감사하겠다. 대통령과 영부인을 힘들게 하는 사람에 대한 비판도 좋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카페 회원들에게 당원 가입도 요청했다. 당원게시판 글 작성은 당원에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 지난달 22일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에 올라온 필독글에 달린 댓글. [김건희 팬카페 '건사랑' 캡처]

 

이 글에는 "힘을 합쳐 당게로 가자", "주제를 어느 정도 잡아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고 있다", "돌격" 등의 당원게시판 글 작성을 독려하는 댓글 34개가 달렸다. 

일부 댓글러는 "국힘 게시판 닫아야 한다. 한딸들 놀이터에 불과하다", "가딸들 계속 당원가입 독려를 해서 자신있는지 유튭이 당원투표를 떠들더라", "아주 좋다. 글 한 개만 남겨도 한통수 알바들 당황하는 게 보인다", "정치적 미성숙자 한동훈", "한딸들 도배 게시판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딸' 역시 한 대표와 그의 팬덤을 비하하는 단어다.

건사랑은 대선 기간이었던 2021년 12월 19일 네이버에 개설된 김 여사 팬카페다. 카페 소개에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팬카페"라고 적혀있다. 이날 기준 가입자는 약 8만3000명, 전체 게시글은 36만8000여 개, 총 방문자는 1386만6000여 명에 달한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명주

김명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