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33번 박수·환호…李, 텅빈 국힘 좌석에 "좀 허전"
국힘의원, 李면전서 "꺼져라" "범죄자"…장동혁 "이제 전쟁"
'秋영장→국힘 내란정당→해산심판'…존립 위기에 사생결단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에서 728조 원 규모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도 예산안은 'AI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1년이 뒤처졌지만 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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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여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1000억 원을 편성했다"며 "피지컬 AI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국내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중점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시정연설은 예산안 처리를 위한 여야 협조를 요청하는 게 목적이었다. 그런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 불참으로 '반쪽'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내란특검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주요임무 종사 혐의로 전날 추경호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강력 반발하며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이날 본회의장 밖과 안은 여야의 극한 대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살풍경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6분쯤 본회의장에 들어섰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 앞부터 연단 앞까지 도열해 손뼉치며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를 시작으로 당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하며 연단으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의 텅 빈 좌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약 22분간 연설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33차례 박수로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서 국민의힘 보이콧에 대한 씁쓸한 소회를 다시 드러냈다. "비록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퇴장할 때도 여당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했고 조국혁신당 등 소수 정당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밖에서 추 의원 영장청구를 항의하며 이른바 '침묵시위'를 했다.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에 어두운색 정장을 입었고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 리본을 달았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향해 "범죄자 왔다. 범죄자", "꺼져라",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고 악수를 청하려는 듯 다가서기도 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웃지 마",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허리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악에 받친 국민의힘 의원들과 여유 있는 이 대통령의 모습이 극명히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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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이동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추 의원 영장청구는 여야의 '강 대 강' 충돌을 극대화하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만약 추 의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여권이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해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존립 위기에 내몰릴 수 있는 국민의힘으로선 사생결단식 투쟁이 불가피한 셈이다.
장동혁 대표는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우리를 내란 세력으로 몰아 당을 해산시키고 말겠다는 야당 말살의 정치 보복 수사"라고 규탄했다. 투톱은 이 대통령과의 사전환담에도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시정연설 후 의총을 다시 열고 "이재명 정권의 '정치보복용 쌍칼', 특검과 경찰의 무도한 야당탄압 수사가 조급함 속에 광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성토했다.
추 의원은 특검의 정치적 수사를 비판하며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국민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드렸다. 이번에도 저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며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고 당당히 임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등에 근거한 특검의 영장 청구에 대해 "여러 가지 무리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며 "다분히 정치적 접근, 더불어민주당의 주문에 의한 수사 결과를 만들고 꿰맞추기 작업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강하게 한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도 추 의원 영장청구를 비판했다. 소장파 김재섭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대체 (계엄 해제) 표결에 방해를 받은 의원은 누구인가"라며 "특검의 영장 청구는 부당하다"고 썼다.
개혁신당도 보조를 맞췄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 표결과 그 부수적 행동을 비판하고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우리는 또 다른 삼권분립의 붕괴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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