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웅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기도 아니다. 21명 앳된 청춘들의 도전기다. 도전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 좌절을 극복한 불굴의 정신이 담겨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투혼이 녹아있다. 장애물을 넘어가는 열정이 용솟음 치고 있다. 고통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웃음이 숨겨져 있다. 바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선전한 한국대표팀의 감동 스토리이다.
36년 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은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세계는 놀랐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 코리아가 어디 있느냐고 궁금해 했다. 매스컴은 한국 기사를 크게 다뤘다. 한국의 4강 진출은 기적이라고. 붉은 유니폼을 입고 악착같이 뛰는 모습을 적절히 묘사했다. 붉은악마라고. 한국의 청춘들은 2019년 6월 또 하나의 기적을 연출했다. 4강을 넘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제는 기적이란 표현이 모자란다. 신화를 만들어 냈다. 한국축구의 무궁한 발전에 대한 꿈도 갖게 했다.
이제 한국축구에 숙제가 떨어졌다. 승리감에 도취해 머무를 수 없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준비가 없으면 발전이 없다. 멕시코대회 4강을 이룬 선수들의 발자취를 되돌아 봐야 한다. 붉은 악마라 칭송받던 선수들은 훗날 크게 빛을 내지 못했다. 세계무대에 진출하지 못 했다. 국내무대에서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 선수들이 제대로 성장했다면 어땠을까. 한국축구의 발전은 훨씬 빨라졌을 게다. 왜 그랬을까. 체계적 육성이 없었던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이해는 할 수 있다. 36년 전 한국축구의 현실이 그랬다. 과학적 훈련이 없던 시절이었다. 부상방지를 위한 프로그램도 없었다. 체계적인 전술을 습득할 기회가 없었다. 재목은 좋았는데 주변 환경이 열악했다. 안타깝다. 어찌 보면 멕시코 4강 선수들의 불운이라 할 수도 있다. 협회와 축구관계자들은 아픈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많은 인재를 발굴했다. 그라운드의 지휘자 이강인. 장신 공격수 오세훈. 골 넣는 수비수 이지솔. 제2의 이운재 이광연. 발 빠른 조커 공격수 엄원상. 팀 사정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의 정우영도 있다. 이들 외에도 전 선수가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정말로 소중한 한국축구의 보물들이다. 한국축구의 앞날을 책임질 동량들이다.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대표 팀에는 또 다른 보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은 제외하자. 폴란드 신화의 주인공들 바로 윗세대인 이승우, 백승호가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백승호는 97년생. 이승우는 98년생. 이제 갓 20살을 넘긴 앳된 젊은이들이다.
이들 외에도 이진현.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 김문환 등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모두가 90년대 후반 선수들이다. 20대 초반 선수들이 한국축구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팀의 기둥인 손흥민도 92년 7월생이다. 아직 만 26세도 안된 젊은 청년이다. 이제야 축구에 눈을 뜰 나이다. 나이는 젊지만 축구는 환갑이 지난 노인처럼 여유가 넘친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한국축구대표팀은 젊은 선수들로 가득 찼다. 수비수 김태환과 이용을 빼면 30대 선수가 없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 때도 20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한국축구의 희망이 보인다.

축구인들은 말한다. 지금부터 한국축구에 황금세대가 왔다고.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축구는 고민을 안 해도 된다고.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란다. 축구인들의 자부심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36년 전의 희망을 키워가지 못한 아픔을 되새겨야 한다. 한국축구의 동량들을 키워갈 무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폴란드의 쾌거는 어린 선수들이 해냈다. 이들을 발전시키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부모와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줘야 한다. 선수들은 아직 어리다. 주변의 유혹에 쉽게 빠질 나이다. 특히나 에이전트들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해외진출이라는 악마의 웃음으로 접근을 해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 달콤한 유혹에 빠져 아깝게 사라진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려야 한다. 해외진출은 좋은 일이지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나가려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으로 보내야 한다. 명문이 아니라도 좋다. 선수는 뛰어야만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국내 프로팀 소속이다. 구단도 소속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신경 써야 한다.
폴란드의 쾌거는 한국축구에 새로운 금자탑을 세웠다. 한국축구에 희망도 줬다. 황금세대의 도래도 예고했다. 이제는 황금세대를 위해 5위1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와 부모 지도자 구단 협회의 원활한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KPI뉴스 / 김병윤 기자 bykim716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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