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뉴햄프셔에서 트럼프와 4%p 격차
트럼프, 가짜 조사라 비난하면서도 부통령 검토
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부진에 허덕이며 '현역 프리미엄'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공화당에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돌풍을 이어가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
![]() |
▲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4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재임 중 최저치인 40%로 하락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집권 1기 말인 2011년 12월 당시 지지율 46%와 재선에 실패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19년 12월 당시 지지율 44%와 비교되는 수치다.
NBC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1기 3년 지지율 평균이 현재 44%라고 밝혔다. 이는 같은 시기 전임 대통령들의 지지율과 비교해도 가장 낮다. 바이든(44%)은 트럼프(44%)와 같이 꼴찌였다. 빌 클린턴(56.5%)이 가장 높다. 오바마와 조지 W. 부시는 48%로 동률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 대결에서도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
25일 미국 의회전문지인 더 힐이 전국 단위 508개 여론조사 평균을 집계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43.4%, 트럼프 전 대통령은 4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1.9%포인트(p) 앞섰다.
코로나 사태 이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니키 헤일리, 뉴햄프셔에서 트럼프 대추격
공화당에선 트럼프 행정부 시절 초대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헤일리가 '반(反)트럼프' 흐름과 함께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며 대선 구도를 좌우할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트럼프 대항마가 나타난 셈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은 지난 14~20일 뉴햄프셔주(州) 공화당 예비 경선에서 투표할 의사가 있는 유권자 600명을 조사했다.
뉴햄프셔주는 미국 50개 주 중 초기에 대선 경선이 진행돼 미국 대선의 민심 풍향계로 인식된다. 이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중 압도적 지지를 받는 트럼프의 지지율은 33%였다. 헤일리 지지율은 29%였다. 두 사람 격차는 불과 4%p였다.
트럼프와 헤일리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일리에 이어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13%,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6%,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5% 순이었다.
미국 세인트 안셀름 컬리지가 공화당 뉴햄프셔주 경선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 1711명을 대상으로 지난 18, 19일(현지시간) 실시한 여론 조사에선 헤일리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자가 30%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4%였다. 둘 격차는 14%p.
지난 9월 여론조사에선 트럼프(45%)와 헤일리(15%) 격차가 무려 30%p였다. 지지율 차이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의 극단적인 발언과 각종 법적 리스크에 지친 '반 트럼프' 세력들의 표심이 헤일리로 결집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헤일리가 트럼프보다 중도층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인도계 이민 2세인 헤일리는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로 재직할 당시 미국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남부연합기' 퇴출의 선봉에 서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주재 미국대사로 재임하며 국제사회 대북제재를 주도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대응으로 지명도를 키웠다.
트럼프는 지지율이 4%포인트까지 좁혀진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자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사기", "가짜 뉴스"라고 맹비난했다.
그런데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헤일리의 지지율 상승을 눈여겨본 트럼프가 참모들에게 '(부통령으로) 니키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독주 체제가 흔들리며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헤일리를 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헤일리 지지율 상승세를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전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의 독주 체제가 여전해서다. 트럼프는 뉴햄프셔주와 마찬가지로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하는 아이오와주 공화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보였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