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금융지주 전환 박차

유충현 기자 / 2025-04-29 11:54:26
日 SBI홀딩스 보유지분 '50%+1주' 9000억 원에 인수
"SBI저축은행 경영진 교체 없어…상당기간 공동경영"

교보생명이 저축은행업에 진출한다. 골칫거리였던 '풋옵션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자 오랜 과제였던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29일 밝혔다. SBI저축은행 최대주주(지분율 85.23%)인 SBI홀딩스로의 보유지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인수금액은 약 9000억 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라며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보생명 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은 글로벌 사모 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풋옵션 행사 문제로 7년간 분쟁을 이어 왔다. 

 

SBI저축은행은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14조289억 원이고 자본총계 1조8995억 원, 거래고객 172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3495억 원, 2022년 328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수익흐름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2023년과 2024년 경기 침체 속에서는 각각 891억 원, 80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을 단계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운영 경험이 없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우선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에 30% 지분을 취득한 뒤, 내년 10월 말까지 '50%+1주'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취득 주식 가운데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제외하면 실제 의결권 주식의 58.7%를 인수하는 셈이다.

 

▲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본사. [교보생명 제공]

 

교보생명은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대주주가 바뀐 뒤에도 SBI저축은행 경영진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당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며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험 계약자들에게는 저축은행 서비스를, 저축은행 고객들에게는 보험상품을 각각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고,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에게는 저축은행 대출을 안내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이를 통해 가계여신 규모를 지금보다 1조6000억 원 이상 확대할 수 있을 것라고 본다. SBI저축은행 예금을 보험사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또 교보생명 앱(230만 명)과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앱(140만 명)을 합한 총 370만 명의 금융고객을 확보함에 따라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도 접점이 넓어질 전망이다. 특히 보험에 친숙하지 않은 젊은층 고객이 적극 유입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의 협력관계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달 SBI홀딩스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지분율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두 회사는 단순한 금융투자 관계를 넘어 미래 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에는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SBI저축은행과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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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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