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매물 사들여 584억 낭비한 LH공사

유충현 기자 / 2023-10-05 11:51:47
불법건축물 기숙사, 직원가족 소유주택 등 매입
장철민 의원 "매입임대 업무 각별히 주의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물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낭비한 돈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LH가 매입공고와 다른 대상을 매입한 사례는 총 6건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원래 쓰지 않아도 될 돈을 584억 원이나 사용했다.

 

▲ 서울 동대문구 매입임대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공]

 

매입임대주택은 도심 다가구주택 등을 LH가 매입해 서민들에게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이다. LH는 조건에 맞는 주택을 선정한 뒤 매입공고를 내는데, 실제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입공고 내용과 다른 대상을 매입한 사례가 다수 발견된 것이다.

 

지난 2021년 3월 192억 원을 들여 매입한 경기 군포시 청년 매입임대주택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숙사는 지구단위계획구역 소재 기업 종업원만 입주할 수 있어 청년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없는 건물이었다. 또 공동취사시시설 이용 세대가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건축법상 기숙사 요건에도 맞지 않았지만, LH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2020년 11월에는 직원의 가족이 소유하고 있던 부산 금정구의 다가구주택을 5억5000만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매입규정 위반이다. 매입 대상 주택의 정보를 꼼꼼하게 살피지 않아 생긴 일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광진구 오피스텔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당초 계획상 제외해야 하는 진입도로 미확보 주택을 무려 98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해당 매입을 담당한 직원들은 정직, 경고, 견책, 주의 등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잘못 매입한 주택은 현재 별도로 처분하지 않고 LH가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할 수도 없는 매물이라 불필요하게 수백억 원의 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의원은 "매입대상 주택의 유형과 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매입공고 대상지 정보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직원가족 주택이나 쓰지 못하는 기숙사를 매입한 부분은 상당한 논란이 될 수 있기에 매입임대 업무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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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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