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또 '부동산 띄우기'인가…尹, 文의 실패에서 배워야

안재성 기자 / 2023-12-22 11:48:53
내년 신생아 특례대출·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양책 쏟아져
무리한 '부동산 띄우기'로 가계부채 악화·출산율 하락 우려

또 '부동산 띄우기'인가. 올해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음에도 윤석열 정부가 내년에도 쏟아낼 부동산 부양책을 보니 한숨부터 나온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아이를 낳은 무주택가구를 대상으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연 1.6~3.3% 저금리로 공급하기로 했다. 1인당 최대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을 받은 뒤에도 아이를 1명 더 낳을 때마다 금리를 0.2%포인트씩 깎아주는 혜택이 주어진다.

 

내년 2월엔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출시된다. 가입자는 분양가의 8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 '1기 신도시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해당 지역 재건축 활성화가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내년부터 주택 건축 30년이 지나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즉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을 준비 중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주택 재건축을 위해서는 우선 안전진단을 거쳐 D∼E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 규제를 없애는 것이다. 그 경우 재건축 추진 속도가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중랑구의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인 모아타운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과거 여러 차례 증명했듯 무리한 부동산 띄우기는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총 1875조6000억 원으로 전기 말 대비 14조3000억 원 늘었다. 이 중 가계대출은 총 1759조1000억 원이다. 3분기 증가폭(11조7000억 원)이 2분기(8조7000억 원)보다 더 크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4분기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11월 2조6000억 원 늘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과도하게 쌓인 가계 빚은 소비를 제약한다. 자칫 '집값 거품'이 터질 경우 무리한 빚을 낸 가계가 쓰러질 수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리스크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신생아 특례 대출 도입에 대해 "정부가 필요한 정책은 해야겠지만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늘을 찌르던 집값이 겨우 조정을 받나 싶은데, 정부의 부양책으로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걱정된다.

 

이미 집값은 너무 비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은 15.1배로 전년(14.1배)보다 더 커졌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 넘게 모아야 겨우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땅의 많은 청년들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치며 절망하는 이유다.

 

청년들이 절망하니 '아기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년동기(0.80명) 대비 0.10명 감소했다. 역대 최저치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 미래도 없다. 부동산 부양책으로 올린 집값이 우리 미래를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있다.

 

물론 정부 입장이 이해는 간다. 경기가 부진하니 부양하고 싶을 것이다. 단기 부양책으로 부동산 띄우기만큼 효과가 좋은 것도 드물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30년을 복기하면서 "정부 입장에서 불황이 오면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게 대출을 늘려 부동산을 띄우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리한 부양책은 치료하기 힘든 상처를 낸다. 뿐만 아니라 결국 정부 지지율에도 악재로 작용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80% 넘는 지지를 받고 지방선거와 총선을 모두 압승했음에도 헌정 사상 최초로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부동산 정책 실패, '미친 집값'이 항상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의 실패로부터 배워야할 것이다.

 

▲ 안재성 경제산업 에디터.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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