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에 멍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재유예…노경 갈등만 커져

하유진 기자 / 2024-01-21 12:29:50
여야, 소규모 사업장 2년 재유예 협상 사실상 중단
현재대로면 27일부터 법 확대 시행…노사 갈등 고조
尹 대통령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 감안해 시간 필요"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재유예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재대로라면 오는 27일부터 적용 기준이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으로 확대된다.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에게 물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사고 예방에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해당 법률은 지난 2021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이듬해 127일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간 법 시행을 미뤄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과 관련한 논의는 현재 전면 중단됐다당초 여야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2년 재유예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다.만약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기존 법은 그대로 시행된다.

 

민주당은 "정부가 2년 재유예를 위해 그동안 어떤 준비도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 공식 사과 최소 2년간 매 분기 구체적인 준비 계획 및 예산지원 방안 2년 유예 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정부와 관련 경제단체 공개 입장 표명 등을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소규모 사업장 안전 관리에 15000억 원을 투입하고 산업안전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발표했다"며 이를 반박했다. 되레 민주당이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함께 산재 예방 예산을 2조 원으로 늘리는 것이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현재 재유예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근로자의 안전이 중요함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경영계 요구에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같은 날 "2021년 기준 전체 산업재해자 중 59.5%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다 산재를 입었다. 중소기업을 옥죄는 것은 중대재해법이 아니라 중대재해 그 자체"라며 법 시행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노총도 15"(정부와 정치권이) 사업주의 입장만 듣고 추가 적용 유예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논평했다

 

양대노총은 오는 22일 오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법 유예 연장 반대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재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재계는 지난해부터 법 적용을 앞두고 준비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유예 연장을 요구해왔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1"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1만여 개 중 종업원 수가 50인 미만인 사업장 비중은 94%를 상회한다""여러 차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호소했음에도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함을 넘어 좌절감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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