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현금서비스 반등…중·저신용자 대출 소외 우려
최근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로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이 카드사 등 2금융권 문을 두드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2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9개 주요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751억 원으로 전월보다 약 2376억 원 늘었다. 5개월 만의 증가세다.
현금서비스 잔액(6조1813억 원)도 전월 대비 630억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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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카드 대출 전단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
카드사 대출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강화가 꼽힌다. 금융당국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등 바짝 조이자 은행권은 사실상 초고신용자에게만 문호를 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취급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939.4점에 달했다. 같은 시기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50.8점이다. 관련 공시 첫해인 2023년 같은 달보다 각각 14.6점 및 26.0점 뛴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빌려줄 수 있는 돈에 제한을 가한다면 자연히 은행은 고소득·고신용자 위주로 대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가계대출 한도를 이미 소진한 은행들이 많다보니 고신용자에게도 문호가 극히 좁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급전이 필요해 은행권 신용대출을 알아봤는데 거절당했다"며 "신용점수가 900점이 넘고 직장이 있는데도 심사에서 거절당하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대출이 어렵다는 말이 새삼 실감된다"고 덧붙였다.
신용점수가 높아도 은행 내부심사에서 거절당한 사례가 생기는 등 고신용자조차 대출 접근성에서 불이익을 겪는 형국이다.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중·저신용자들은 은행에 발도 디디기 힘들어 카드론에 손을 뻗고 있다.
40대 사업가 B 씨는 "최근 돈이 꼭 필요해 빌리려 했는데 은행 대출은 저축은행 대출까지 줄줄이 거절당했다"며 "카드론은 금리가 높아 최대한 받지 않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는 처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 때문에 취약차주들이 더 높은 이자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2금융권 대출은 은행보다 금리가 훨씬 높다. 카드론 금리는 보통 연 10% 중후반이라 취약차주는 연체 위험으로 직결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축소에만 매진하는 사이 취약차주들은 낭떠러지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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