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 與에 싸늘?…보유세도 추가되면

장한별 기자 / 2025-10-20 16:10:54
정청래, 10·15대책 닷새만에 TF 지시…"국힘 공세 대응"
리얼미터·한국갤럽…李지지율↓ "부동산 대책 등 영향"
정부, 보유세 인상 군불때기…당 신중 "논의한 적 없다"
박용진 "보유세 인상 진짜 악재…세금은 혁명의 도화선"

더불어민주당은 20일 '부동산 대책 지원' 태스크포스(TF)를 당내에 설치키로 했다. 정청래 대표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를 위해 지시한 것이다. 정 대표는 그간 공식 회의에서 10·15 대책 관련 언급을 삼가해왔는데, 닷새 만에 반응한 셈이다. 그만큼 이번 대책을 민감하게 다루고 있는 게 여당 분위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입만 열면 거짓말'식 국민의힘의 무차별적 정치 공세로 불안 심리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대응 조치이고 현장 간담회와 국민 의견 수렴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TF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10·15 대책은 국민의힘이 연일 공세에 적극 활용할 정도로 여당에겐 부담스러운 이슈다. 서울 전체와 경기 12곳이 '3중 규제'로 묶여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적잖다. 특히 '거래 절벽'이 현실화해 신혼부부·청년 등 실수요자 피해와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제4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김민석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뉴시스]

 

대책 발표 후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인 건 부정적 평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민심이 여권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하락폭이 적은데다 대책 효과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점에서 싸늘하다는 속단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유권자 2518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52.2%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1.3포인트(p) 떨어졌다. 2주 전 조사에서 4주 만에 반등한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부정 평가는 44.9%로 전주 대비 1.6%p 늘었다.


리얼미터는 "한·미 관세 협상 난항, 전산망 마비 중 예능 출연 등이 맞물리며 주초부터 하락세를 보였다"며 "주 중반에는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 지연 비판과 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확산된 전세난 우려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다중 악재가 지지율 하락 요인이지만 부동산은 직접적, 지속적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적으로는 인천·경기 지지율(53.3%)이 전체보다 높았으나 서울(49.3%)은 낮아 주목됐다. 

정당 지지도 조사(16, 17일 전국 유권자 1008명 대상 실시)에선 민주당 46.5%, 국민의힘 36.7%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국민의힘은 0.8%p 올랐고 민주당은 0.7%p 내렸다. 희비 교차는 캄보디아 사태, 부동산 대책 등이 요인이었다는 게 리얼미터 진단이다.


지난 17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54%로 나타났다. 취임 후 최저치다. 서울은 48%로, 2주 전 조사 대비 6%p 급락했다. 한국갤럽도 10·15 대책의 영향을 지목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은 효과적인 공급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불안 심리와 비판 여론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승부처인 서울의 표심이 예사롭지 않아 조기 진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집값 안정이 우선인 대통령실과 정부는 방점이 다르다.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불리는 부동산 보유세 인상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내 강경파도 찬성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민주당 진성준 전 정책위의장 등이 '보유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구 부총리는 "50억짜리 아파트 보유세가 5000만 원 된다면 팔지 않고 못 견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신중한 입장을 고수 중이다. 증세는 반길 국민이 거의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선거를 앞둔 세금 인상은 패착이라는 게 그간 통례였다. 문재인정부 때 부동산 정책 실패로 민심이 나빠져 정권 교체 배경으로 작용한 바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에서 구 부총리가 말한 내용 중심으로 논의했다거나 하고 있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리를 뒀다.

 

지역구가 강북에 있는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방선거 영향에 대해 "실수요자들의 불만, 청년세대 박탈감, 전세나 월세를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 돌아오는 부담들이 다 표와 연결된다"며 "난제다. 악재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박 전 의원은 구 부총리 발언에 대해 "보유세를 인상하게 되면 강남3구에서의 국지전이 전국적 전면전으로 확전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방선거에는 진짜 악재"라며 "진짜 세금은 혁명의 도화선"이라고 경고했다. 

   

리얼미터 두 조사는 모두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각각 ±2.0%p, ±3.1%p, 응답률은 4.7%, 4.4%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2.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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