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고발사주 확인되면 사과할 것" 약속 지켜야
尹 비서격 인사 공수처가 조사 못한 점 안타까워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4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민주당 인사들과 기자들을 처벌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넘긴 혐의로 지난달 31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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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9월 8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고발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손 검사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정치개입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고발사주 의혹' 사건이 벌어질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시절인 2021년 9월 10일 당의 '국민시그널 공개면접'에서 "(고발사주 사건이)확인되면 손준성이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이라 하더라도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을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일단 사과부터 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손 검사장 윗선에 윤 대통령이 있었던 것인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22년 5월 윤 대통령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리긴 했지만 철저히 수사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재판에서 윤 대통령 비서격인 실무관을 조사하지 않은 점에 대해 증인으로 나선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공수처를 질타하는 일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적지 않다.
고발장에 적시된 피해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다. 재판부는 문제의 고발장이 '손 검사장→김웅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조성은씨(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로 흘러갔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손 검사장이 스스로 직장 상사들과 상사 부인이 피해자인 고발장을 미래통합당에 넘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아울러 전달자로 지목된 김 의원은 2020년 4월 3일 조씨에게 고발장을 내는 방법을 상의하면서 "제가 (대검에 찾아)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손 검사장의 당시 직책이 검찰총장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구 범죄정보기획관)이었다는 점도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재판부는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검사들이 고발장 작성·검토에 연루됐다고 판단했다.
2020년 3, 4월쯤 손 검사장이 윤 대통령 장모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십 수 건을 대검 대변인에게 보낸 사실도 나중에 확인됐다.
문건 제목은 '장모 등 의혹제기 관련 팩트체크', '가족 관련 언론기조' 등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검찰권을 사유화했던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재판에는 포렌식 참여권 보장 문제로 증거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손 검사장의 고발사주 혐의가 인정된 만큼 추가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윗선' 존재 여부를 파헤치는 게 핵심이다. 윤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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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혁수 탐사보도부 기자 |
KPI뉴스 /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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