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과 눈 맞추며 대화…아이스크림·수박 먹어
통복시장선 떡 판매 대행하며 주민들과 함박 웃음
지난 20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탑승한 '달달버스'가 TOK 평택 포승공장 착공식을 마치고 달려간 곳은 포승읍 내기1리 무더위 쉼터. 1층 거실에 어르신 30여 명이 김동연 지사를 맞이했다.
![]() |
| ▲ 지난 20일 평택시 포승읍 내기1리 무더위 쉼터에서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
김 지사가 쉼터에 들어서자, 포승읍장이 김 지사에게 기다란 역 'ㄱ자' 형태의 소파 중앙에, 어르신들은 소파 앞 바닥에 앉길 권했다. 이 경우 소파 위에서 어르신들을 내려다보며 대화해야 한다.
김동연 지사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어르신들 무릎도 안 좋으신데, 어르신들이 소파 위에 앉으시는 게 편하세요."
읍장이 "그러면 말씀 나누기가 멀어서..."라고 머뭇거리자 김 지사가 말했다.
"제가 가까이 다가가 앉으면 되죠."
김 지사는 쉼터 내 구석에 멀찍이 있던 테이블을 직접 양손으로 끌어 소파 앞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곤 테이블 주변 바닥에 철퍼덕 주저 앉았다. 그제야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소파에 둘러앉았다.
그렇게 김 지사는 어르신들을 올려다보면서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김 지사의 강행군을 거의 모두 함께한 정장선 평택시장이 "오늘 제일 먼저 민생 시찰을 평택으로 오셨어요..이럴 때 박수 한번 쳐 주세요"라고 하자 어르신들이 큰 박수로 호응했다.
어르신들은 "정말 반가워요"라고 입을 모았다. 김 지사가 한 어르신에게 "싱글벙글 웃고 계시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너무 좋아서요"라는 답도 나왔다.
김 지사는 올해 아흔인 어머니의 건강한 근황을 전하며, 어르신들과 '가족'을 소재로 한참 얘기를 나눴다.
![]() |
| ▲ 지난 20일 평택시 포승읍 내기1리 무더위 쉼터 어르신과 포옹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
김 지사는 어르신들이 내온 아이스크림, 수박, 떡 등을 함께 들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눈높이를 맞추자, 분위기가 편안해져서인지 어르신들은 "평택에 노인회가 625개가 있는데 노인정이 없는 데가 275개다", "경로당이 치매 예방에 최고다. 집에 혼자 있으면 웃음을 잃는데, 여기선 십 원짜리 고스톱도 하고 재미나게 지낼 수 있다"와 같은 본인들의 삶 얘기를 쏟아냈다.
이번 민생투어의 콘셉트는 '경청'이다. 김 지사는 어르신들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저나 저희 경기도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를 떠야 할 시간이 됐다. 도청 직원이 김 지사에게 이 사실을 귀띔했지만 김 지사는 "내 주셨는데, 수박 한 쪽이라도 더 먹고 가야지"라고 뿌리쳤다.
김 지사는 예정했던 시간보다 더 길게 쉼터에서 시간을 보낸 뒤 "저희 경기도가 여러 가지로 어르신들 잘 케어해 드리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만, 그런 복잡한 얘기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시면 좋겠습니다"라고 기원했다.
김 지사는 쉼터를 나서면서 일일이 어르신들 손을 잡거나, 부둥켜 안았다.
김 지사의 등 뒤로 "더욱 큰일 많이 하시라", "승승장구하세요"라는 어르신들의 덕담이 들렸다.
김 지사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평택 통복시장 상인간담회장.
김 지사는 "저도 시장 출신입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 |
| ▲ 지난 20일 평택 통복시장서 떡판매 대행을 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는 일찍 혼자가 되셔서 시장에서 매대도 없이 앉아서 좌판도 하시고, 그럴 때 제가 중학교도 다니고, 고등학교도 다니고 했다"고 회상했다.
김 지사의 어머니는 '매대없는 좌판'에서 채소 등을 팔았다고 한다. 김 지사의 저서(분노를 넘어, 김동연 44p)에 의하면, 어머니는 나중에 두부도 떼어다 팔았다.
김 지사는 "제가 시장통에 살았기 때문에 전통시장에 오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생기가 돋고, 제 스스로가 힐링이 되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피로가 쌓일 법한 마지막 일정이었지만 김 지사는 전혀 피곤한 기색 없이 시장 곳곳을 돌았다.
도넛, 국화빵, 호떡, 통감자, 전병, 떡 집 등에 들러 현장 상인 목소리를 들었다. 떡 가게에선 '판매대행'에 나서기도 했다.
사장님 옆에 서서 손님들에게 떡을 봉지에 담아 건네주면서 거스름돈도 받았다. 손님맞이를 하고 난 김 지사가 "제가 오니까 손님이 많이 온 거 같지 않아요? 저 잘하죠?"라고 하자 떡집 사장님은 파안대소로 화답했다.
이날 통복시장 상인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새 정부가 지금 걷고 있는 올바른 방향에 저희 경기도도 함께 힘을 보태서, 힘든 상황에 계신 상인 여러분들,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들과 전통시장을 살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철수 통복시장 상인회장은 "경기도가 아버님 같은 역할을 해주셨고, 지난 3년 동안 수호천사였다"고 각종 지원 정책에 감사말을 했다.
이에 김 지사는 "'통큰세일'에 통복시장이 적극 참여해주셔서 좋은 성과가 있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힘내GO카드도 소상공인을 위한 것이니 활용해주시라"면서 "통복시장,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전통시장 상인 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전통시장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중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