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원장 인선 주목…친한 "尹변호 도태우 거론"
한동훈 "곧장 날 찍어내라"…김문수 "韓 보배" 응원
조갑제 "金·韓 맞손, 장동혁 체제 와해시킬 힘 있어"
국민의힘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옛 친윤계 등 주류가 작심하고 나선 모양새다.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날로 높이고 있다. 당무감사위가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2년 정지 중징계를 권고한 건 고사 작전의 일환으로 읽힌다. 이번 조치가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친한계는 강력 반발하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한 전 대표는 1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모든 언론이 비판하고 있다"며 당무감사위 행태를 직격했다. 이어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징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당을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일갈했다.
한 전 대표 말대로 장동혁 대표 등 현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징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번지며 역풍이 부는 조짐이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한 전 대표를 응원한 것도 친한계로선 호재다. 김 전 후보는 당원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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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가 지난 17일 당 수도권 전·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 모임인 '이오회'에서 한동훈 전 대표 손을 잡고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라며 격려하고 있다. [한 전 대표 SNS] |
친한계 축출을 주도하는 인사는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과 장예찬 여의도연구 부원장이다. 장 대표가 둘 다 직접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자신의 블로그에 '비상계엄으로 감겼던 눈이 떠졌다'며 계몽령을 연상하는 글을 올린 인물이다. 장 부원장은 친윤계로 지난 15일 당원게시판 논란을 거론하며 한 전 대표 문제를 '오래된 고름'에 빗댔다.
당무감사위 요청을 받아 김 전 최고위원 징계를 결정하는 기구는 당 윤리위다. 윤리위원장은 현재 공석이다. 여상원 전 위원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난 뒤 후임이 아직 뽑히지 않았다. 윤리위 구성이 마무리되면 징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어떤 성향의 인물이 윤리위 키를 잡느냐에 따라 징계 수위가 달라질 수 있어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 대표는 최근 윤리위원장과 윤리위원 후보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가 윤리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정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윤리위원장 임명을 보면 과연 진짜 속마음이 어떤 건지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일부 전언에 의하면 부정선거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래서 지난 총선에서 낙천했던 도 변호사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현 지도부가) 합리적이라고 여겨졌던 여상원 위원장을 잘라버렸다"며 "그분보다 훨씬 강성인, 이호선 위원장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을 임명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막말로 물의를 빚거나 강성 보수 색채가 짙은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하며 친한계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장예찬 부위원장을 기용한 것과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위원장에 앉힌 것이 비근한 사례다.
장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며 "해당행위를 하는 분들은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당이 하나로 뭉쳐서 싸우는게 훨씬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내부의 적 1명'은 한 전 대표를 지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위원장도 이날 블로그에 "불의에는 '안 하느니만 못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며 한 전 대표와 당원게시판 논란을 겨냥했다.
하지만 중도와 보수 논객들은 장 대표를 저격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전날 SNS를 통해 "막 나가네. '난교' 장예찬이 여연 부원장, '사살' 김민수가 국민소통위원장이라고. 이 정도면 대국민 테러죠"라고 성토했다. 진 교수는 이들 인사에 대해 "장 대표가 당 안에서 많이 흔들리는 듯"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동훈은 아무 직도 없이 민주당과 꽤 효과적으로 싸우던데, 장동혁은 대표 자리 꿰차고 앉아 뭘 하는지"라고 비꼬았다.
진 교수에 앞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지난 15일 YTN라디오에서 "한동훈 한 사람이 107명 몫을 다 하고 있는데 장동혁,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활약을 밀어줄 생각은 하지 않고 그 뒷다리 잡고 있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김문수 전 후보가 한 전 대표를 높게 평가하며 한배를 타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김 전 후보는 전날 당 수도권 전·현직 의원 및 당협위원장 모임에 참석해 한 전 대표를 "국가로서나 우리 당으로서나 보배"라고 치켜세웠다. 장동혁 지도부를 겨냥해선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고 쏘아붙였다.
한 전 대표는 SNS 글을 통해 "김문수 선배님과 함께 우리 당의 미래와 화합을 이야기했다"고 화답했다.
조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김 전 후보는 대선에서 40% 지지를 받았던 사람"이라면서 "적극적으로 국민의힘을 바로잡는 데 나선다면 큰 변수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문수·한동훈 조합'에 대해 "장동혁 체제를 와해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단언했다.
친윤계 내부에서도 경계심이 엿보인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당력을 모두 모아야 하는 시점에 (당무감사위 결론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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