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만 좇는 국힘 지도부…장동혁 '자기정치'?

장한별 기자 / 2025-11-25 16:34:47
구미서 네번째 장외집회…영남권 텃밭 돌며 지지층 결속
"헌정질서 지키기, 보수정당 할일"…당심 70% 상향 추진
중도층 외면 심화…"張, 인지도 제고 위해 투쟁 이용" 비판
친한계 "張, 계엄 사과· 尹절연 필요"…오세훈·박형준 절박

국민의힘이 대여 투쟁을 위한 지방 순회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25일엔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었다. 지난 22일 부산과 울산, 23일 경남 창원에 이어 네 번째다.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대회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등을 촉구했다.  

 

집회 장소 네 곳은 텃밭인 경북과 부·울·경인 영남권이다. 길거리 정치는 여론전을 통해 투쟁 열기를 높이고 지지층을 결속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경북 구미시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계엄 사태 1년을 맞아 범여권의 대규모 대야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민의힘 지도부로선 내부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읽힌다. 특히 당 진로와 직결될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될 예정이다.

 

또 지도부는 집토끼를 확실히 챙겨야 내년 6·3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본다. 당 지지율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깔려 있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 21일 전국 유권자 1004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4.8%였다. 전주 조사 대비 0.6%포인트(p) 올랐다. 보수 응답층에선 무려 9.5%p(58.3%→67.8%)나 뛰었다.

 

여러 이유에도 장동혁 체제가 강경 노선을 지향하는 건 결국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장 대표가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건 '윤어게인' 등 극우 세력과 강성 지지층의 전폭적 지원 덕분이다. 당심을 좇는 건 당권 유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비친다. 동시에 입지 강화를 위한 '자기정치'의 성격도 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지방선거 경선 시 당심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도 그 일환으로 여겨진다. 지방선거 공천 핵심 기준으로 장 대표가 그간 수차례 공언한 '당성(黨性·당을 위한 충실한 마음과 행동)' 반영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당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이 건의했고 지도부는 긍정 검토 중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강경 투쟁과 당심 우위 일변도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갈수록 노골화하는 장 대표의 강경 메시지는 되레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론조사를 보면 중도층 외면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재명 욕'도 자주하면 식상하고 피로감이 쌓여 타격감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 대표가 지지층에 눈도장을 찍고 자신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순회 집회를 이용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18~20일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중도층 응답은 44%였지만 '야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30%에 그쳤다. 한 달 전 조사에선 '여당 다수' 38%, '야당 다수' 36%였는데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대비 3.8%p 하락한 31%로 집계됐다. 잇단 장외 집회에도 불구하고 중도층 마음은 더 멀어진 셈이다.


계엄 1년이자 장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을 밝히고 외연 확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배경이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빨리 진정성 있는 사과와 미래를 바라보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다수 국민은 계엄이 잘못됐고 그에 대한 정치적·법적 심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은 절박한 처지다. 오 시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계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변신은 거기서 시작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3일 한 정책 세미나에서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정말 잘못되고 미안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장외투쟁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입장 선회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장 대표는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중도 행보가 필요하다는 당내 의견이 있다'는 질문에 "체제가 무너지는데 제1야당으로서 입을 닫는다면 보수정당의 존재 의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 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체제를 지키는 것은 보수정당이 당연히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경 투쟁과 지지층 결속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장 대표는 당심 비율 70% 상향 방안에 대해 "당 대표로서 당성을 강조해왔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런 차원에서 제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미래로 가기 위한 메시지는 내기는 낼 텐데 그게 꼭 3일이 될지는 아직 의견을 청취 중인 것으로 안다"고만 전했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는 각각 ARS와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3.7%, 12.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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