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사건, 무죄 판결·퇴직 뒤 징계 취소 판결…직권남용 성립 여부 미지수
구리시와 의정부시에서 현직 시장이 직전 시장 때 요직을 맡고 있던 간부를 산하기관에 파견하는 수법으로 직무에서 배제한 채 정년퇴직 때까지 방치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구리시와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가 안승남 전 구리시장이 A국장을 산하기관에 3년간 무단으로 파견한 것을 직권남용으로 판단하고 법규에 의해 수사 의뢰한 사건에 대해 경기도북부경찰청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지난해 10월에 '혐의없음'으로 처리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인권위가 안 전 시장의 직권남용 사실을 확인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4조 제1항에 의해 구리경찰서에 수사 의뢰한 사건을 지방경찰청이 종결 처리한 것인데 인권위의 결정이 옳은지 아니면 경찰의 처분이 적절한지 의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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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시청 전경 [구리시 제공] |
국가인권위원회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이 사건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구리경찰서에 수사의 개시와 필요한 조치를 의뢰했었다.
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가 진정 사건을 구리경찰서에 수사 의뢰한 사실이 있고 경찰의 수사 결과를 통지받았지만 그와 관련하여 더 이상 조치할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권위가 안 전 시장의 위법 사실을 확인하고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직업공무원제도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것을 권고하는 등 사건의 심각성이 확인됐으면 그냥 덮을 일이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권위가 진정 내용이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했다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4조에 의해 수사기관에 협조를 의뢰할 것이 아니라 같은법 제45조를 적용해 검찰총장에게 고발해 실효성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구리시에서 발생한 사건이 이같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동안 의정부시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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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시 전경 [KPI뉴스 자료사진] |
반환미군기지 캠프 카일 개발사업과 관련해 감사원 공익감사에서 3개월 정직 통보를 받은 B국장이 2개월 직위해제를 거치기는 했으나 경기도징계위원회에서 3개월 감봉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그러사 의정부시는 B씨를 비어있던 자리에 복귀시키지 않고 산하기관에 파견명령을 내렸다.
파견 이유는 감사원의 수사의뢰와 검찰의 기소로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시는 그 근거로 법규가 아닌 인사혁신처 징계업무편람에 승급 제한 부분이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구실을 내세웠다.
결국 B국장은 1심에서 무죄 판결받았다. 이어진 행정소송에서 징계처분 취소 판결도 받아냈다. 의정부시는 B씨에 대해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에는 퇴직일까지 6일을 어물쩍 넘겼다. 그러는 동안 B씨는 직위해제 2개월과 파견 12개월 등 14개월을 허비하다가 정년퇴직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무슨 구실에서든 구리시의 사건과 의정부시의 사건은 민선시장 휘두른 전횡임에 틀림없다"면서 "인권위가 위법으로 판단한 구리시 사건을 경찰이 처분한 대로 그냥 지나치면 의정부시의 케이스는 사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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