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슬라믹 지하드 소행"...지하드 "날조" 반박
국제사회 일제히 '경악'…외교 해법 더 복잡해져
바이든 요르단 방문 취소·이스라엘행…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중심의 한 병원에 17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최소 500명이 숨졌다.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과의 전쟁이 격화하면서 민간인 희생자가 무더기로 속출하는 양상이다. 양측은 '네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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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라비 침례 병원의 복도에서 17일(현지시간) 피해를 당한 팔레스타인들이 오열하거나 괴로워하고 있다. [AP 뉴시스] |
국제사회는 일제히 충격과 경악을 표시했고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18일 소집했다.
미국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위해 워싱턴DC를 출발하기 몇 시간 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요르단 방문은 취소됐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수백 명이 다치고 수백 명의 희생자가 아직 건물 잔해 밑에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병원을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폭발이 이스라엘 소행이라면 2008년 이후 IDF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가장 큰 피해라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전했다.
AP는 병원에서 촬영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불이 건물을 휩싸고 병원 부지가 훼손된 시체로 뒤덮인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시신 다수는 어린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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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 아라비 침례 병원의 앞마당에 17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놓여 있다. [AP 뉴시스] |
무함마드 아부 셀미아 병원장은 사상자 약 350명이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고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끔찍한 전쟁 학살"이라며 사흘간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하마스도 "끔찍한 학살"이자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정파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실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하며 폭발 책임을 부인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지구의 테러리스트들이 로켓을 쐈고 알아흘리 병원 근처를 지나간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가 입수한 여러 출처의 정보에 따르면 가자지구 병원을 강타한 로켓 발사 실패에 이슬람 지하드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 지하드 측은 즉각 일축했다. 지하드 측은 로이터통신에 "거짓말이자 날조이며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며 "점령군(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이란 등 이슬람권 국가들은 잇따라 이스라엘을 성토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아랍권 지도자들의 회동이 예정됐던 요르단 암만에서는 분노한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 급습을 시도하기도 했다.
책임 공방을 떠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을 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해법은 한층 어려워졌다.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면서도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확대를 꾀하고자 했던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큰 부담을 안고 이스라엘 방문길에 오른 셈이 됐다.
요르단 방문은 취소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 암만에서 아바스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4자 회담을 할 예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만 방문한다. 방문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고, 가자지구 인도적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소셜 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과 유엔 대변인을 통해 낸 공식 입장에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여성과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고 가자 지구의 알마가지 난민 캠프에 있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학교에 대한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다”면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살해된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안보리 긴급회의는 1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오후 11시)로 예정됐고 공개 토론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자지구 병원 폭격' 의제가 테이블에 오른다. '인도적 지원을 위한 휴전'을 촉구하는 브라질의 결의안 초안이 표결에 부쳐진다.
결의안에는 "민간인을 상대로 한 모든 폭력, 적대 및 테러 행위를 단호히 규탄한다"는 내용과 함께 "하마스의 극악무도한 테러 공격을 명백히 거부 및 규탄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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