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니지, 포트리스, 창세기전, 바람의 나라. 이들 4게임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게임역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게임'이란 사실이다. 1990년대 중후반, 미국과 일본게임에 좌지우지되던 게임시장에 속속 등장한 이들 게임은 출시 이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IT강국,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출시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인기리에 서비스중인 리니지와 바람의나라를 제외하곤 이들 레전드 게임은 서비스를 중단한 채 전설로 남아있다. 핵심 플랫폼이 콘솔(비디오게임)과 온라인을 거쳐 스마폰 기반의 모바일게임으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새로운 빅히트작들이 계보를 이어왔다. 이들 레전드게임은 게이머들의 추억 속에 남아있다.
이러한 레전드 게임들이 최근 잇달아 모바일 게임으로 환생,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어 게임계에 화제다.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많은 게이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강한 임팩트를 지니고 있는 레전드게임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새로운 환경에 맞춰 새로운 트렌드로 옷을 갈아입고 신화 재창조에 도전장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모바일 창세기전 수 일만에 150만 유저 모아
'원조 국민게임'으로 불리우는 포트리스. 미국 블리자드의 전략시뮬레이션게임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전국을 몰아치던 90년대 후반 첫선을 보인 포트리스는 출시하자마자 빅히트에 성공했다. 2D 슈팅 장르인 포트리스는 이후 IMF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단기간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라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게임시장을 평정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국민게임'이란 칭호를 붙여준 것도 아마 포트리스가 처음일 것이다. 이동근(52세)씨는 "다소 무리한 상용화에 발목이 잡혀 오랜 인기를 누리지 못했지만, 10대~30대 게이머들 사이에선 포트리스를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까지 들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추억의 포트리스가 모바일로 다시 탄생했다. 씨씨알컨텐츠트리(CCR)가 개발한 모바일판 포트리스, '포트리스M'이 19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됐다. 포트리스 시리즈 계보를 이어받은 탓에 현재까지 사랑을 받는 탱크캐릭터와 BGM(배경음악)을 그대로 살렸다. 포트리스M은 오픈 전 사전예약에서 삽시간에 40만명을 돌파하며 다시한번 흥행신화를 예고했다.
대한민국 PC게임사에 전설로 남아있는 창세기전. 미국산 PC게임이 장악했던 1995년 발매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창세기전은 엔드림과 조이시티에 의해 '창세기전: 안타리아의 전쟁'이란 모바일 전략 RPG로 환생해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25일 정식 출시됐다. 모바일 창세기전은 원작 스토리를 계승한 방대한 세계관과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80여 종의 영웅 캐릭터, 여기에 길드 간 치열한 전투 콘텐츠를 특징으로 내세우며 옛 영광을 재현한다는 목표다. 10월2일부터 사전 예약모집 며칠만에 150만명을 가볍게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여러명이 한 서버에서 동시에 즐기는 소위 'MMORPG' 장르에선 원조격으로 대우받는 넥슨의 레전드 게임 '바람의 나라' 역시 모바일로 환생을 앞두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넥슨은 바람의나라의 모바일버전인 '바람의나라: 연'의 타이틀을 공개하며 2019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모바일 바람의 나라는 원작 특유의 조작감과 전투를 구현한 모바일 MMORPG이다. '연'이란 타이틀은 원작 만화의 여주인공이자 바람의나라에서 접속자가 가장 많은 서버 이름이기도하다. 개발사인 슈퍼캣측은 "모바일에서도 온라인의 감성을 그대로 재현할 것"이라 전했다.

리니지시리즈 성공이 자극제
이처럼 레전드 게임들이 줄줄이 모바일 게임으로 환생을 시도하는 이유는 여러 각도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리니지, 뮤 등 대박 온라인게임이 모바일로 출시돼 대 성공을 거둔 것이 자극제가 됐다. 특히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는 수 조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며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모바일시장이 기존 패키지나 PC온라인게임 시장에 비해 결코 작지않다는 것을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지명도가 높은 레전드게임 특성상 IP 자체의 프리미엄이 적지않다. 타이틀만 들어도 익숙한 유명 IP를 바탕으로 쉽게 유저들을 모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창세기전:안타리아의 전쟁이 단 며칠 간의 사전예약으로 간단히 수백만명의 유저를 끌어모은 것이 이를 여과없이 방증한다.
레전드 게임들이 게임 개발에 필요한 방대한 리소스를 확보하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레전드게임의 모바일화는 기존 세계관을 비롯해, 캐릭터 등 다양한 리소스를 재활용한다. 많게는 수 백억원이 투입되는 모바일게임 개발 특성상 리소스의 활용은 개발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는게 잇점이다. 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IP가 꼭 흥행 담보하진 않아
모바일 환경이 몰라보게 개선돼 기존에 고성능 PC에서나 가능한 대용량 MMORPG를 스마트폰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점도 레전드게임의 모바일 환생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모바일 네트워크환경은 PC에 버금간다. 화려한 3D MMORPG를 자유자재로 플레이하는데 무리가 없다. 수 십년전에 나온 레전드게임을 최근 트렌드에 맞춰 화려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유명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실제 고전게임의 향수에 젖어있는 팬들만 믿고 어설프게 유명 IP를 리뉴얼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특히 레전드게임의 모바일 버전으로 대박을 터트린 게임업체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철저한 시장 분석과 마케팅을 동반한 결과란 점을 결코 간과해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KPI뉴스 / 최은영 객원기자 wangjb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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