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 뚫은 코스피 7000 직행?…공매도 150조 '맞불'

안재성 기자 / 2026-02-25 17:08:16
숨 가쁘게 달리는 증시…전문가들 예상 다 틀려
반도체 호황에 로봇·조선·전력 등도 기대감 커
과열·변동성 우려도…국내 증시 하락 베팅 150조

대한민국 증시 기세가 무섭다. 솟구치는 속도가 어질어질할 정도다. 꿈만 같던 코스피 5000은 이젠 크게 떨어져야 닿을 바닥일 뿐이고, 6000도 한낱 통과점에 불과할 지 모른다. 시장은 이제 코스피 7000을 바라보고 있다. 지수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인 두 '반도체 공룡',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대치도 이제 '30만전자'·'150만닉스'로 높아졌다.

 

반면 단기간에 지수가 급등하다 보니 과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코스피·코스닥 하락에 베팅한 투자금이 약 150조 원에 달한다.

 

코스피는 25일 전일 대비 1.91% 뛴 6083.86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20만3500원)는 1.75%, 2위 SK하이닉스(101만8000원)는 1.29%씩 뛰었다. 전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두 종목은 모두 하루 만에 다시 최고가를 재경신했다. 현대차(57만2000원)가 9.16% 급등하는 등 다른 시총 상위 종목들도 전부 상승세였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6000 돌파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몇 달 간 코스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1980년 1월 4일 개장한 코스피가 역대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10월 27일이다. 45년 9개월여가 걸렸다. 그런데 이후 약 3개월 만인 지난달 27일 5000선을 넘었다. 다시 6000선을 돌파하기까지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정부 정책, 기업 실적, 유동성 확대가 함께 시너지를 낸 덕"이라고 분석했다. 상법 개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편 데다 반도체 '메가사이클'이 몰려오면서 기업 실적은 고공비행했다. 주가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기록하자 새로운 투자금이 몰려와 시장유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상승세가 하도 빠르다보니 전문가들 예상은 전부 틀렸다. 지난해 말 증권사들은 올해 말 코스피 수준을 4500~5500 정도로 예상했다. 5000 이하로 내다본 증권사들은 1월에 이미 모두 틀린 셈이다.

 

1월 말에도 증권사들의 연말 코스피 수준 전망은 5200~5850 수준에 그쳤다. 모건스탠리는 강세장일 때 6000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예측했다. 그 '강세장에서 도달 가능한 수준'에 코스피는 2월도 지나기 전에 도착했다.

 

증권사들은 거듭해서 코스피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다. 이제 다들 7000을 넘어섰다. 하나증권은 7900, JP모건은 7500,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7300을 제시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상반기 중 코스피 80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신디 박·이동민 노무라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법 개정의 실질적 이행, 증권시장 구조 개선, 주주권 보호의 후퇴 방지 등이 담보되면 코스피가 8000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급증에 '행복한 비명'을 내지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전망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되고 있다. S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30만 원, SK하이닉스는 160만 원을 제시했다. 유튜브에선 '50만전자'를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너무 빨리 오른 점을 지목하며 과열을 염려하는 시선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고평가를 우려하면서 "추가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변수 등으로 국내 증시가 단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강 대표는 "기업 실적 호조에 유동성 확대가 겹쳐 지수를 끌어올렸지만 최고 6500이 한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곧 나오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조정장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현지시간으로 25일 뉴욕증시 마감 직후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시장 기대대로 나오더라도 미래 전망치가 떨어지면 증시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이미 증시가 고점에 다다랐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대차거래 잔고는 153조132억 원으로 사상 최초로 150조 원을 넘었다. 지난해 말(110조9929억 원)과 비교해 두 달도 지나기 전에 42조 원 넘게 늘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되사들여 주식을 상환하고 차익을 실현하는 거래를 뜻한다. 즉, 주가 하락에 베팅한 돈이다.

 

또 지난 20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22조2012억 원으로 지난달 말(21조1674억 원) 대비 1조338억 원 증가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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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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