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못한 사이, 국힘 친한·친윤계…이별이 답?

장한별 기자 / 2025-11-20 12:45:20
정성호 "한동훈 소신에 론스타 승소"…김민석 "韓 잘했다"
친윤 김민수 "영웅 서사 아니다"…韓 "누굴 걷어낼 때 아냐"
장동혁 지도부, 강경 노선 일관…지지층 겨냥 친한계 핍박
조갑제 "국힘, 韓·윤어게인 갈라져야…엉켜 있으면 공멸뿐"

우리 정부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 신청 사건 승소와 관련해 여권에서 20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칭찬'이 잇달았다.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재적하던 2023년 9월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한 바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 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취소신청을 하느냐'는 주장도 있었으나 한 장관은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하신 일이다. 소신 있는 결정으로 평가받을 결단이었다"고 치켜세웠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 "언제 한 전 장관을 만나면 취소 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썼다. "이런 일이야말로 정치적으로 시비할 일이 아니다"면서다.


두 사람 발언은 한 전 대표가 "민주당 정권은 뒤늦게 숟가락 얹으려 하지 말라"고 비판하면서 '업적 시비'가 일자 대승적 차원의 정부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적 의도가 있으나 의미가 적잖아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한 전 대표 공격이 벌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신선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국민의힘 주류인 옛 친윤계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SNS를 통해 한 전 대표를 겨냥해 "론스타 사태를 자신의 영웅서사로 만들려는 '한'가로운 사람이 있다"며 "영웅 서사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항상 '공은 내 탓, 잘못은 네 탓'을 하니 리더의 자격을 잃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한동훈 전 대표. [KPI뉴스 자료사진]

 

야권 관계자는 "친한·친윤계는 남보다 못한 사이"이라며 "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계파 간 반목과 갈등이 임계점을 넘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언제까지 동행할 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계파 갈등은 장동혁 대표의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한층 깊어졌다. 장동혁 지도부는 지지층 결집을 명분으로 대여 강경 투쟁으로 일관해왔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계를 단절하기는커녕 면회를 가는 등 '윤어게인'을 마다하지 않았다. 중도층을 끌어안아 지지율을 높이는 전략은 포기한 듯한 행보였다. 여당의 '이재명 재판 리스크' 제거 역풍 등 호재를 살리지 못하고 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저공비행하는 1차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성 지지층이 반감을 표하는 한 전 대표와 친한계를 핍박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론스타 승소 호재도 마찬가지다. 한 전 대표 부각을 원치 않는 지도부는 적극 활용을 꺼려하는 모양새다. 김 최고위원의 '영웅 운운'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 셈이다. 그러자 친한계가 곧바로 반박해 되레 내홍이 가열되는 상황이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갈등은 질투와 견제가 아닌 선의의 경쟁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라며 "김 최고위원 논평에 녹아 있는 비아냥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보수논객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대로는 계속 갈 수 없을 것"이라며 "'제정신파'와 '제정신 아닌 파'로 나눠져야 살 길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한데 엉켜 있으면 공멸뿐"이라는 것이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24%를 기록한 한국갤럽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질타했다. 그는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로 대통령 국정평가가 1주 새 4%포인트 떨어졌는데 국힘 지지율은 오히려 2%포인트 떨어지고 민주당은 2% 포인트 올랐다"며 "국민이 국민의힘을 마이너스(-)로 본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조 대표는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세력이 망가뜨린 보수 체면을 어느 정도 회복시켰다"며 "희한한 것은 한동훈을 원수처럼 대하는 국민의힘 당권파"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권파는 윤어게인 세력"이라고 못박았다.


당내에선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한동훈 포용론'이 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지도부는 견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 서정욱 변호사는 전날 MBC·YTN 라디오에서 "얼마 전 한 전 대표와 만나 두 시간가량 이야기했다"며 "한 전 대표가 보궐선거에 나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그러나 공천받을 가능성이 제로(0)"라며 "장 대표, 김민수 최고위원 등을 만나봤는데 모두 '당원 게시판 논란을 감사해 징계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당원게시판에 집중적으로 올라왔다는 의혹을 두고 논란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최근 "덮고 넘어가는 건 맞지 않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압박 의도가 다분하다.

 

한 전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지금은 누굴 걷어낼 때가 아니라 함께 어깨를 맞대고 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 저격과 당원 게시판 논란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전 대표는 "임진왜란이 나면 의병도 싸워야 하고 관군도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친윤계 박민영 대변인이 친한계 김예지 의원을 겨냥해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한 게 문제"라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한 대응도 계파 갈등 단면을 보여준다.

 

당 지도부는 박 대변인에 대해 구두 경고만 하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자그마한 일'이라고 축소했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는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에서 "김예지 의원은 숙청해 내야 한다"며 막말을 했다.

 

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한별 기자

장한별 / 편집부 기자

감동을 주는 뉴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