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밍아웃한 자랑스러운 흑인 레즈비언"
미국 제3의 도시 시카고에서 첫 '레즈비언 흑인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미국 선거 역사를 새롭게 쓴 주인공은 로리 라이트풋(57) 전 연방검사다.
지난 2일(현지시간) UPI통신은 "이날 진행된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투표에서 민주당 로리 라이트풋 후보가 또 다른 흑인 여성 후보인 토니 프렉윈클 후보(72·민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전했다.
개표가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74%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난 라이트풋. 그는 당선 축하 집회에서 "오늘 여러분이 이룩한 일은 역사를 만든 것 이상이다. 여러분은 변화를 향한 동력을 창조했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선거운동 캠프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낯선 사람일지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는 우리 모두는 이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풋은 자신을 "커밍아웃한 자랑스러운 흑인 레즈비언"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라이트풋이 공직 선거에 출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의 아성인 시카고는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인 편이다. 앞서 시카고시는 1979년 첫 여성 시장 제인 번과 1983년 첫 흑인 시장 해럴드 워싱턴을 배출했지만 '흑인 여성'이 시장으로 당선된 적은 없었다.

흑인·여성·동성애자 등 '소수자'의 요건을 두루 갖춘 정치 신인이 시장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시카고 유권자들이 새 변화를 강력히 원한다는 얘기다.
인구 270만 명인 시카고는 지난해 총기 사고 사망자가 500명을 넘을 정도로 치안 상황이 좋지 않다. 또 빈부격차, 만성적인 재정난 등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있지만 기존 정치인들은 이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연방검찰청 일리노이 북부지원 검사, 대형 로펌 변호사 등을 역임한 라이트풋은 시카고시의 각종 위원회 등에 참여하며 공직 경험을 쌓았다. 특히 그는 2014년 흑인 소년 총격 사살 사건 당시 시카고 경찰위원회 의장으로 취임해 경찰개혁을 앞장서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현 시카고 시장인 람 이매뉴얼(59·민주당)이 지난해 9월 3선 포기를 선언하기 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월에 치른 통합 경선에서 자격 검증을 거친 14명의 후보 가운데 라이트풋은 17.54%의 득표율로 프렉윈클을 제치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당시 주요 외신은 흑인 여성들이 시카고 시장 결선 투표 후보로 오른 것을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5월 20일 취임 예정인 라이트풋은 앞으로 시카고에 만연한 폭력 사태와 연금 부채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풋은 미시간대를 거쳐 시카고대 로스쿨을 나왔다. 배우자는 에이미 에슐먼이며 입양한 11세 딸을 두고 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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