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학부모 "휴업 권장하고 '수업 일수 채우라'니 말이 되느냐"
지난달 내린 폭설로 경기도 초중고 및 유치원의 41%가 휴교를 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휴업 일수 조정 불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 |
| ▲ 경기도교육청 광교청사 전경.[경기도교육청 제공] |
경기도교육청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47조를 들어 천재지변에 따른 수업 일수 축소가 불가하다는 입장인 반면, 일선 교사와·학부모 등은 자의적인 해석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지난 달 26~28일 폭설에 따른 일선 학교 및 유치원의 휴교·휴원 및 단축수업과 관련해 지난 3일 각급 학교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47조 4항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연간 수업 일수 190일을 확보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휴업으로 인해 수업 일수를 맞출 수 없는 학교에서는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체육대회, 교육과정 발표회 등 행사를 통해 수업 일수를 맞출 수 있다고 안내했다.
폭설로 인해 상당수 학교가 휴업 및 단축 수업을 했지만 천재지변으로 인정하지 않고 모자라는 수업일수를 각종 행사 등을 통해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45조는 천재지변일 경우 학교장이 10분의 1 범위 내에서 수업일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폭설 때 경기도에서는 전체 학교(초중고·유치원 4520개교)의 41%인 1855개 교가 휴교를 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같은 도교육청의 지침이 내려지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6일부터 3일째 계속된 폭설로 사고 위험이 높아지면서 김동연 경기지사가 28일 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휴교·휴원을 긴급 권고하고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도 일선 학교에 휴업을 적극 권장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냈는데, 이제 와서 휴교를 인정하지 않고 수업 일수를 채우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
| ▲ 지난 28일 내린 폭설로 뒤덮인 수원 광교신도시 내 경기도청 앞 도로와 아파트 단지. [진현권 기자] |
게다가 일부 학교는 앞서 정부가 국군의 날(10월 1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며 생긴 공백으로 학사일정을 하루 채워야 했던 상황에서 이번 도 교육청 지침에 따라 폭설에 따른 학사일정까지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학교 상당수는 주말이나 공휴일 등을 활용해 수업일수를 채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 조차도 어려운 학교는 종업식이나 졸업식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행사 계약 업체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교사, 학생들 또한 가족 여행 등 기존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휴교령이 며칠간 내려졌던 다른 지역도 수업일수를 확보해 운영했다며 '지침 수정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2017년 포항지진의 경우에는 상당수 학교가 시설 파손 등으로 등교가 불가능해 15일 이상 장기 휴교를 해 수업일수를 감축한 바 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도교육청에서 폭설 관련 휴교 등을 한 학교에 대해 수업 일수를 맞추라고 지침을 내려보냈다"며 "경기도 권고와 도교육청 권장으로 휴교 등을 했는데, 초중등교육법 45조의 수업단축 조항을 무시하고, 수업일수를 다 채우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를 무시하고 수업 일수를 확보하려면 종업식, 졸업식 등의 조정에 따른 위약금 발생 등 별의별 상황이 다 발생한다"며 "교육감의 기조가 학교 자율인데, 정작 필요할 때에는 학교자율을 침범해 지금 도교육청에 문제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 포항 지진 등 천재지변 때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단축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충분히 수업일수를 조정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진현권 기자 jhk102010@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