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뒤에서도 진정한 주연 역할 톡톡

조인성이 달라졌다. 애잔한 눈빛으로 멜로의 대명사였던 조인성, 영화 ‘안시성’에서 성주 양만춘이 되더니 이제 그의 눈에는 안시성에 새로 태어난 아기 늦봄이(성민 부부가 성주를 존경해 만춘의 이름 뜻을 따 지은 이름)마저 보듬는 따뜻한 아량이 가득하고, 자신을 적으로 삼는 당태종 이세민과 고구려 연개소문의 전술과 심리를 꿰뚫는 서늘한 사고가 깊고 그윽하다. 푸릇한 청춘에서 원숙한 사내로 거듭났다.
눈빛만 달라진 게 아니다. 기자들을 대하는 화술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과거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시절만 해도 자신의 뜻이 행여 다르게 전달될까 싶어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며 신중을 기하더니, 이번엔 ‘진심은 통한다’는 믿음을 갖게 된 듯 여유를 가지고 솔직하게, 때로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게 서른여덟 살에 걸맞은 거겠죠”. 영원히 늙지 않는 멜로왕자의 옷을 벗고 ‘서른여덟 조인성’에게 주어진 무게를 스크린 앞과 뒤에서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배우 조인성의 치열한 고민과 책임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유쾌한 인터뷰를 되돌아본다.

1. 조인성이 표현해 낸 양만춘은 전쟁의 신 아레스가 아니라 궁술을 권장하는 아폴론의 모습이었다. 동시에 옆집아저씨의 인간적 훈훈함도 배어 나왔다. 신과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 준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해냈다. 연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음을 혹은 넓어졌음을 스스로 입증했는데, 후자라면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제가 모르는 제가 많았더라고요. 과거엔 ‘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이러이러하게 보여진다면 좋겠다는 틀에 갇혀 아상을 깨기가 힘들었어요. 알고 보니 제가 약하고 어리고 그랬더라고요, 들키지 않으려 자기방어기제가 발동했던 거죠. 그걸 인정하는 순간 상대와 공감이 되더라고요, 저 사람도 나 같을 수 있겠구나. 그 사람의 안의 그가 보이면 대화가 잘되고 잘 통하고 설사 그가 잘못을 해도 화도 안 나요. 예를 들어 이 주스 잔을 보면요, 나는 이면을 보고 있는데 기자님들은 저면을 보고 있잖아요. 하지만 이 주스 잔은 그 전체인 거죠. 한 면씩 본 것들의 브리지(다리)들을 연결해 보면 되겠다, 내가 다리가 되면 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영화에, 배우들을 비롯해 모든 제작진과의 협업에 임했어요.”
“유머는 필수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숨을 쉬어야 해요. 아니면 그 답답함을 끝까지 밀고가 완성본을 보여 줘야 하는데 쉽지 않죠. 콘텐츠를 보면서 웃고 싶어 하고 쉬고 싶어 하고 숨 쉬고 싶어 하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전쟁을 치르는 장수이면서도 인간미와 웃음이 묻어나는 성주의 모습을 시도했어요. 같이 하는 배우들도 뜻을 같이 하니 다행이었죠. 안 그러면 ‘쟤 혼자 왜 저래, 양만춘만 왜 저래’ 하실 수 있는데, (배)성우 형, (박)병은이 형, (오)대환이 형, 같이 움직여 주니까 가능했습니다. 캐릭터는 혼자 만드는 것도 있지만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요.”
2. 모델 출신이다 보니 늘씬하고 길쭉한 체형이 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에서 장점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엔 장수, 성주 양만춘에게는 불리한 체형이었다. 화면으로 보니 굉장히 큰 인물, 마치 유비와 관우를 합한 듯한 남자가 스크린에 서 있더라. 몸집을 키우는데도 신경을 썼나?
“그렇게까지 신경을 쓰지는 못 했어요. 등을 보여주는 신이 있어서 운동하기는 했지만 갑옷 안에 입는 것들이 많았어요. 도포도 두껍고, 장군복도 두툼하고요. 특히 겨울에는 너무 추우니까 뭘 많이 껴입었죠. 관우가 7척(약 210cm) 장군이라고 하죠, 양만춘이 186(조인성의 키)이면 그것보다 작은 거잖아요, 그렇게 합리화하면서 연기했어요.”
옛날 사람치고 너무 크고 늘씬한 게 아니냐고, 장수라면 다부진 체격이 어울린다고 관객이 생각할까 걱정했던 마음이 읽혔다. 옷 얘기가 나오니 고생담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갑옷이 20kg이에요. (무거운 옷을 입고 전쟁 액션을 연기하다 보니) 진통제 먹으며 촬영했죠. 공성탑 앞에서 활 쏠 때 와이어 달고 날아서 쏘는데, 무거워서 앞으로 고꾸라졌어요(웃음). 아, 양복이랑 다르구나,”

3. 살짝 혀가 짧은 듯한 게 매력이기도 하지만 사극엔 쥐약이다. 이번에 굉장히 딕션이 좋더라. 꼭 ‘안시성’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발음 개선을 위해 어떤 연습을 하고 있나?
“연습 많이 해요. 후반작업 할 때 더더욱 신경 많이 썼고요. 볼펜 물어가며 연습했고, 발음교정기 끼고 노력했어요. 그런 노력들은 계속해야 해요, (연기) 평생할 거니까. 모 선배도 그러신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런 걸 타고난 사람들이 있죠, 그러나 타고난 사람만 연기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부족한 건 보완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발음 교정을 계속해 왔다는 것보다 부족한 건 보완해 나가는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더욱 좋아보였다.
4. 주연이라는 게 스크린 안과 밖에서 주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데, 듣기로 이번에 조인성은 배우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런 시어머니가 없다 할 정도로 제작사 대표에게까지 압박을 넣으며 영화의 세부사항 하나하나를 챙겼다더라. 특별히 그렇게 한 이유가 있나. 이제는 그렇게 해도 될 만큼 나이와 경력 면에서 자신감이 생긴 것인지 이번 작품에 한해 절
있었던 것인지 궁금하다.
“돈의 무게만큼 힘들어요(웃음). 돈(제작비 220억원)의 무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라고 아무도 요구 안 했지만 피해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요, 그것만 아니면 성공이죠.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그 순간부터는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분기점이 높다 보니, (배급사 New의) 10주년 작품이고, 제작사 New에서 처음 만드는 영화다 보니 처음엔 피해 다녔어요. 시나리오 보니 찍다가 죽자는 것 같은데 나한테 왜 이러시느냐, 캐스팅 제안을 거절했죠. ‘기존과는 다른 영화가 될 거다, 새로울 거다’라고 하시기에 그 새로운 걸 왜 나랑 하려 하느냐 피해 다녔어요. 그런데... 나부터 이러면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백마 탄 왕자나 나오는 영화만 만들 순 없잖아요. 차 떼고 포 떼면 할 게 없어요, 배우로서 책임감에 하게 됐어요.”
“(나이와 경력에서 오는 자신감, 이번 작품이기에 가능했던 노력) 둘 다일 수 있어요. 경력이 쌓였으니 투자배급사에 얘기해도 될 만큼 New에서 뒤를 열어 주신 것 같아요. New는 저와 두 작품(더 킹과 안시성)을 했기 때문에 제 일하는 스타일을 아시기에 편하게 한 것도 있고요. 편집, 연출, 스케줄 등에 대해 알면 화가 안 나기 때문에 중간에서 세부사항을 챙겼어요. 이쪽 상황을 모르면 네가 틀렸어 하고 싸우게 되거든요. 상황을 잘 알면 배우들도 동요하지 않아요. ‘상황이 이렇다 하니 우리가 이렇게 도와 줄까요’, ‘형들, 이번 산 넘고 다음번에 쉬는 거 요구할 거 있으면 쉬어 볼까’ 하고 조율하는 거죠. ‘이게 뭡니까’ 소리 높이면 파국이에요. 배우들의 피로도, 도저히 움직일 수 없다 전하면 또 제작사 측에서 수용하니까 가능했던 거고요. 그분들의 이유가 있고 우리들의 상황이 있다, 100 대 0은 없다는 것을 생각하는 거죠. 명분을 얻으면 실리를 잃거나 그 반대인 건데, 그 비율을 조율하는 게 필요하죠. 형들, (남)주혁이랑 설현 같은 동생들도, 모든 New식구들도 제가 그런 마음으로 움직이는 걸 아니까 양쪽에서 좋게 생각해 줬어요. 합이 잘 맞은 거죠.”
질문을 어찌나 면밀히 듣는지, 질문 의도를 어찌나 잘 파악하는지 빠짐없이 대답하는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질문지를 눈으로 보며 하나하나 답하는 게 아니잖은가. 기자로 하여금 질문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했다.

5. 양만춘에 조인성을 택한 제작사 스튜디오New와 배급사 New도 그것을 훌륭히 해낸 조인성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바로 윗세대 선배 배우에게 주는 게 일반적이라 할 배역이었다. 이로써 배우 조인성은 자신의 연기인생의 5년을 앞당겼다, 자신의 경력 이상의 몫을 실력으로 감당해 냈다고 평가하고 싶다. 자평한다면?
“(사뭇 진지하게) 자평이 중요하겠어요. 자평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자평이 좋을 때 가장 무서워져요.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할 때가 제일 나아요. 오만이라는 건 마음속에 항상 있어서 내가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판이 흔들어집니다. 내가 불안할 때가 내가 자신감이 있을 때보다 나을 수 있어요. 혹시라도 실패했을 때 덜 당황스럽고요. (따라서 스스로의 평가보다는) 좋게 평가 받으면 그때 좋은 것 같아요.”
우문현답이다. 사실 ‘자평한다면?’은 그냥 붙인 사족이었다. 배우로서 5년을 앞당겼다는 기자의 생각에 동의하는지를 묻고 싶었던 건데 예상치 못 한 답이 나오니 부끄러워 재차 물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답은 돌아왔다. 그 답 또한 배우 조인성에 국한하기보다는 영화산업 전반을 바라봤다.
“누구를 따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나는 성주로서 성을 지킬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연개소문과 척을 진 인물이에요. 야망을 포기했다는 의미죠. 실제로 연개소문이 안시성에 쳐들어왔다가 못 치고 물러났고, 양만춘에게 맡겨라 했다고 해요. 사실 안시성 안에서 무슨 야망이 있겠어요, 소속돼 있지 않으니 괴로움 없고 욕먹을 일 없고. 도움을 받지 못 하지만 대신 그 안에서는 자유로울 수 있어요. 하지만 결국 안시성을 지키는 일이 고구려를 지키는 일이 되는 역사, 감독님이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이어서 그런지 중의적으로 대사를 쓰겼더라고요.”
“이런 작품들이 귀해요. 한 인물한테 집중시킨 220억짜리 영화, 확률이 적죠. 보통 멀티캐스팅으로 가서 리스크(실패 위험) 줄이고, 마치 아이돌그룹 성공전략처럼요. 앞으로 이렇게 한 배역에 집중하는 영화를 만들어 내려고 할까, 그래서 ‘안시성’의 흥행 성공이 더욱 중요하고 그래서 열심히 임했습니다.”
6. 배성우와 호흡이 너무 좋다. ‘더 킹’ ‘안시성’에 이어, 적어도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함께 출연하는 건 어떨까. 같은 소속사가 아니니 ‘끼워 팔기’로 오인될 일도 없고, 무엇보다 영화 팬들에게는 재미있는 지점의 클리셰(반복되는 상투적 요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될 정도로 둘이 참 잘 어울린다. 제안이 온다면 할 생각이 있나, 위험한 선택일까.
“의향이야 있죠, 너무 좋죠. 그러나 이렇게 만나려면 이제 쉽지 않아요. 둘 중 누군가 롤을 줄이고 만나든 투 탑(Two Top)으로 만나든 해야 가능할 만큼 형과 한 작품을 할 확률이 작어지고 있어요. 성우 형이 톱스타로 인정받게 됐기 때문에 서로 도움이 되거나 이미지 등 여러 가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게 된 거죠. 아니면 순수하게 도와 주자는 마음으로, 공짜로 참여한다면 ‘어, 내 분량 줄었어’ 하며 화가 나진 않을 거예요(웃음).”
“롤 적은 것 해 보고 싶어요. 영화는 될 것 같아요. 작품과 캐릭터가 괜찮다면 역이 크든 작든 보이는 것 같거든요. 책임지는 작품을 또 해야 하겠지만 지금 이 순간엔 좀 가볍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현실적으로 협업의 가능성을 낮게 전망하되 자신이 배역을 줄여 만나는 미래도 열어 놓는 마음 씀씀이. 그렇게 형처럼 굴다가도 위층에서 진행되는 인터뷰에서 배성우와 기자들의 웃음소리가 크게 번지자 “아니, 성우 형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길래 저렇게 웃으며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며 샐쭉해 했다. 건강한 경쟁의식이 살아있는 동료의 모습이 보였다.

7. 조인성에게 가족이 중요해 보인다. 혈육의 가족뿐 아니라 우정과 의리로 맺은 범위를 포함해서 말이다. 조인성에게 가족은 무엇인가.
“가장 든든한 안식처예요. 가족이 튼튼해야 밖에 나가서 힘 있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돌아갈 데가 있으니까요. 가족 간에 불화가 있으면 외톨이가 된 느낌, 아닌가요? 부모님께 별일 없고 아프시지 않고, 동생 돈 벌고 아프지 않고, 나 별일 없고. 제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 거죠(부정에 부정을 정확히 마무리 지으며 웃음). 기분이 좋은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른 것 같아요. 아무 일 없는 지금이 행복한 거더라고요. 그걸 아는 순간 굉장히 든든해져요. 만일 지금 어머님 위독하시다는 전화가 온다면 220억짜리 영화가 문제가 아니죠. 인생에서 확 한 번에 역전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닥치지 않았다면 밖에서 힘든 일도 힘든 거지만 다 견딜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생각하며 살다 보니 스스로 밝아지고 가벼워진 게 느껴져요. 일할 때도 대충하자가 아니라 가볍게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고요. 오늘 이 인터뷰 자리 같은 경우도 잘못한 게 없는데, 혼나러 온 것도 아니니, ‘조인성, 너 싫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분만 아니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소탈하게 얘기하는 게 가능하다는 거죠. 한 3년 전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고, 노(희경) 작가님이랑 이런 저런 얘기하며 배운 거예요. (차)태현이 형 영향도 크고, (고)현정 선배 얘기도 많이 듣고. 달라졌다면 그게 이유입니다.”
사실 1번에서 5번의 질문이 내내, 조인성이 이러저러한 면에서 달라진 것 같다, 어떤 계기가 있었느냐, 스스로도 달라졌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이었던 것을 조인성은 간파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각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오다 그것들의 본질을 꿰뚫어 눈앞에 보여 준다. 어떤 좋은 일이 있어야 행복한 게 아니라 지금 아무 일 없다면 그게 행복이라는 것, 무엇을 해서 잠시 기분 좋은 게 아니라 가족과 내게 별일이 벌어지지 않아 삶의 터전이 가족이라는 판이 흔들리지 않으면 행복하다는 것. 그 당연하면서도 엄숙한 진리를 조인성은 3년 전 깨달았고 그것이 일상에 국한되지 않고 연기와 인터뷰에도 그대로 적용돼 ‘가벼워지고 밝아져 반짝반짝 빛나는 조인성’을 우리가 지금 만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9개의 질문을 준비했는데 여러 기자가 함께하는 라운드 인터뷰의 특성상 모두 물을 수는 없다. 다행히 동석한 기자들의 생각과 흐름이 맞아 7번까지는 모두 들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그리고 더 물었던 것 두 가지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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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활자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히는 조인성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
12. 드라마에도 출연할 계획인가. 영화 표 살 돈이 없는 분들도 조인성은 공유되어야 한다.
“드라마는 현장 상황을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는 안정이 됐잖아요, 표준근로제도 안정돼 있고. 드라마는 과도기라고 봅니다. 이제 행복하게 일하고 싶어요. 밤새고, 잠 못 자고 대본 외워야 하는 상황, 활자스트레스 받아가며 연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13. 영화 ‘쌍화점’에서의 조인성, 무척 멋있었지만 소비되어졌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영화를 이끈 느낌이다. 굉장히 잘 성장하고 있다, 나이 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떻게 기억되는가는 제가 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기억하시는 분들의 일이죠. 제가 죽어서 기억될 것이기 때문에(웃음) 저는 그냥 삽니다! 제가 원하는 대로 기억될 수도 없고, 그러하니 저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거예요.”
“소비되느냐 주도하느냐보다는, 다만 틀에 갇히고 싶진 않아요. (많이들 배우를) 규격화 된 틀 안에 넣으려 하는데 벗어나고 싶고, 또 마냥 벗어나는 게 아니라 틀 밖으로 나갔다가도 안으로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론 깜짝 놀랄 만큼 직설적으로, 때론 보일 듯 말 듯 은유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펼쳐 보인 조인성. 한 시간의, 결코 길지 않게 느껴져 아쉽기만 한 인터뷰를 뒤로 하고 지하철을 향해 삼청동을 걷는데 자꾸 같은 말이 되뇌어졌다. ‘와, 정말 달라졌는데’. 달라진 조인성의 내일이, 다음 작품을 어서 만나고 싶다.
KPI뉴스 / 홍종선 기자 dunasta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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