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팬택이?"…글로벌 빅테크 호령하는 한국형 '특허거물'의 반전

유충현 기자 / 2026-06-06 07:34:23
스마트폰 제조 접고 1400여 원천특허 무기로 '글로벌 NPE' 변신
늘 당하는 한국 기업? 거꾸로 중국·미국 빅테크 전방위 압박
5G 특허 소송서 팬텍에 백기 든 中원플러스…美법원 "합의원본 제출하라"
구글·LG전자도 사정권...일본서 구글 '픽셀7' 판금 압박해 라이선스 체결

글로벌 시장에서 특허침해 소송은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대개 한국기업은 소송을 당하는 쪽이다. '피고'의 자리에서 방어하기 급급한 처지처럼 보였다.

 

이 공식을 뒤집은 한국 기업이 있다. 과거 '스카이(SKY)'폰의 신화이자 비운의 주인공 '팬택'(Pantech) 이다. 이제 제품을 만들지 않는 팬텍(옛 이름은 팬택)은 거꾸로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을 떨게 만드는 '글로벌 특허 거물'로 부활해 법정을 흔들고 있다.


100만 달러 판결 후 극적 합의법원 "합의문 직접 보겠다"


미국 법률 전문매체 Law360에 따르면 4(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로버트 슈뢰더 3(Robert Schroeder III) 연방판사는 한국의 팬텍 코퍼레이션(이하 팬텍)과 중국의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 원플러스(OnePlus) "일주일 이내로 양사 간의 비밀 합의문 원본을 법원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사건의 발단은 팬텍이 원플러스를 상대로 낸 5G·LTE 통신 특허 침해 소송이다. 이미 미국 배심원단은 원플러스가 팬텍의 기술을 무단으로 썼다고 판단, 지난 1월 팬텍에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린 상태였다.


궁지에 몰린 중국 원플러스는 결국 팬텍에 백기(합의)를 들었고, 두 회사는 법원에 "원만히 합의했으니 기존 판결을 취소하고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공동 신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내려진 판결을 지우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라며, 두 회사가 핵심 내용을 가린 채 제출한 합의문의 원본을 직접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  팬텍과 중국 원플러스의 5G·LTE 특험 침해소송 소식을 전하는 미국 법률전문매체 Law360 기사. 팬텍이 원고, 원플러스가 피고다.

 

4건의 국산 원천기술, 세계표준이 되다


중국 대기업을 무릎 꿇린 팬텍의 무기는 과거 한국 엔지니어들이 밤낮으로 개발했던 4건의 핵심 이동통신 표준특허(SEP)상향링크(Uplink) 전송 지원 기술 (U.S. Patent No. 10,869,247) 무선 시스템 상향링크 동기화 설정 기술 (U.S. Patent No. 11,012,954) 물리 하이브리드 ARQ 표시자 채널 매핑 기술 (U.S. Patent No. 9,548,839) △ 스마트 터치 조작 지원 기술 (U.S. Patent No. 9,063,654)로, 현재 전 세계에 출시되는 5G·LTE 스마트폰이라면 비켜 가기 힘든 핵심 인프라 기술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글로벌 '특허 사냥꾼'으로

 

"한국에도 이런 특허 전문 기업이 있었던가" 하는 신선한 충격을 주는 팬텍 코퍼레이션은, 현재 국내 지식재산권(IP) 수익화 전문기업 아이디어허브의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팬택이 2017년 스마트폰 제조업을 중단하면서 남긴 1400여 건의 방대한 원천 특허 자산을 아이디어허브가 확보해 '특허 관리 전문 회사(NPE)'로 체질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이들의 저격 대상은 중국 기업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공룡인 구글(Google)을 상대로도 일본 법원에서 '픽셀7' 스마트폰의 판매 금지 압박을 가해 전 세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막대한 특허료를 받아내기도 했다. 또한, 국내 대기업인 LG전자와도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서 치열한 무효 심판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과거 시장에서 밀려나 사라진 줄 알았던 토종 벤처 기술이, 오늘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정당한 기술료를 받아내는 'K-특허'의 강력한 무기로 재탄생한 셈이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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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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