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 인기 아파트도 무너졌다…'압구정현대'·'반포아리팍' 3억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2-07-11 16:35:45

"집값 너무 비싸…압구정현대도 그 가격 주고 살 사람 없어"
"집값 하락 속도 가속화…내년 상반기 최악 상황 펼쳐질 것"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대한민국 최고가·최고 인기 아파트 단지로 꼽힌다. '부의 상징'인 두 곳에서도 최근 하락거래가 나왔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압구정 현대아파트 7차 전용 157㎡는 올해 6월 9일 55억 원에 팔렸다. 불과 3주 전인, 5월 19일 매매가(58억 원) 대비 3억 원 떨어졌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0㎡는 5월 28일 41억 원에 매매됐다. 4월 13일의 매매가(44억 원)보다 3억 원 내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등 강남권에서도 하락거래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었다"며 "그 흐름이 최고가 아파트로까지 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최고가 아파트단지로 유명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에서 최근 하락거래가 나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사진은 한강변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등 최고 인기 아파트도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살 사람이 없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도 "지금의 아파트 가격에는 역대 최악의 거품이 껴 있다"며 "고가의 인기 아파트들도 이제는 그 가격에 살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팔고 싶은 사람만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집값 고점론', 금리 상승세 등 탓에 아파트 매물은 쌓여가는데,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집값 하락으로 연결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6만5900건으로 연초의 약 4만5100건보다 46.1%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강남 아파트 매물도 약 3700건에서 약 5400건으로 46.0% 늘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10건(계약일 기준·8일 조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3942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마지막 주(5월 30일 기준) 이후 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강남 아파트값도 7월 첫째 주(7월 4일 기준)에 0.01% 떨어지며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아파트 매매거래가 침체되니 '현금부자'들도 매수에 부담을 느끼거나 급매물을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집값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더 큰 붕괴의 전조에 불과하다고 진단한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부동산 하락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교수는 "최고 인기 아파트 단지에서까지 하락거래가 나온 현상으로 집값 하락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공급 물량 부족 등을 감안, 내년 초를 본격적인 대세 하락의 시작으로 분석했는데, 올해 말로 당겨질 수도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도 "빠르면 가을부터 집값의 대세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교수와 김 대표는 "집값이 고점 대비 최대 40% 폭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안혜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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