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부실자산 1.3조 늘어…삼성생명, 6배 급증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4-24 18:02:14

생·손보 25개사 고정이하자산 5.4조…33.2% 늘어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 영향인 듯"

지난해 보험사들이 보유한 부실자산이 크게 늘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 25곳(생명보험 14개사, 손해보험 11개사)의 고정이하자산(부실자산)은 총 5조4212억 원이다. 전년 말(4조686억 원) 대비 1조3526억 원(33.2%) 증가했다. 

 

고정이하자산은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에서 정상적인 회수가 어렵거나 회수에 상당한 위험이 있는 자산을 말한다. 자산건전성은 △1단계(정상) △2단계(요주의) △3단계(고정) △4단계(회수의문) △5단계(추정손실) 등 총 다섯 가지로 분류한다. 고정이하자산은 원금 회수가 어렵거나 사실상 손실이 확정된 3~5단계에 속하는 자산이다.

 

▲ 2023~2024년 생명보험 14개사 및 손해보험 11개사의 고정이하자산(부실자산) 금액 추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들의 증가폭이 컸다. 14개 생보사의 부실자산은 2023년 1조7084억 원에서 2024년 2조7497억 원으로 1조414억 원(61.0%) 늘었다. 같은 기간 11개 손보사의 부실자산은 2조3602억 원에서 2조6714억 원으로 3112억 원(13.2%) 증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작년 말 부실자산은 5321억 원으로 1년 전(923억 원)보다 약 6배나 폭증했다. 

 

다음으로 KB라이프생명이 4.5배(147억 원→668억 원), KDB생명이 4배(372억 원→1505억 원) 늘었다. 뒤이어 메리츠화재(3.1배), 삼성화재(2.2배), 한화생명(2.2배)도 보험사 평균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보험사 부실자산은 주로 유가증권 부문에서 급증했다. 채권,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 투자자산을 기입하는 항목이다. 생보 14개사와 손보 10개사의 고정이하 유가증권자산은 3조9121억 원으로 전체 부실자산의 7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서 부실화가 진행된 영향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보험사들은 해외 부동산을 직접 취득하는 게 아니라 자산유동화증권(MBS) 같은 형태로 투자한다. 지난 몇년 사이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 문제도 유가증권에 반영된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부실자산이 이 정도로 증가한 건 대체투자 손실인 듯 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해외 상업용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여겨진다"며 "대체투자 관련 손실이 순차적으로 기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험사들은 전체적인 자산건전성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유가증권은 시장가격이 낮아져서 매입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부실자산으로 분류된다"며 "시장 변동성에 따라 업계 전반적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 반대로 시장이 좋아지면 다시 또 정상으로 돌아가기 쉬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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