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으로 번지는 수도권 위기론 불길…與 공천 계파 갈등 예고편

허범구 기자 / 2023-08-22 14:42:16
윤상현 "승선 불가는 공천 연상"…이철규 거듭 저격
"9월 위기 현실화"…"당보다 대통령 지지율 더중요"
40% 안팎 尹지지율 도마에…한동훈 차출론 재점화
친윤 "윤상현 관종"…"구멍낸 사람 버려야" 李 엄호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2일 이철규 사무총장을 또 걸고 넘어졌다. 두 사람은 각각 '수도권 위기론', '승선 불가론'을 제기하며 티격태격해왔다.

비윤계 수도권 4선 중진과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친윤계 핵심이 싸우는 터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계파 간 공천 갈등의 예고편으로 보인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승선 못 한다는 말이 공천을 연상시킬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과 이철규 사무총장. [뉴시스]

앞서 이 총장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시키려는 승객을 어떻게 누가 태우려고 하겠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항해하는 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수도권 위기론' 등 쓴소리를 이어가는 윤 의원을 겨냥해 '승선 불가'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여겨졌다. 

이 총장 발언은 비윤계 반발을 불렀고 윤 의원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총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한 (승선) 발언은 일부분 왜곡된 게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제가 한 말은 '승선을 못한다'가 아니라 '같이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된다'는 이야기"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윤 의원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지금 제3지대 정당(지지율)이 30%다. 국민의힘 위기"라며 "9월부터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위기론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친윤계는 윤 의원을 때리며 이 총장을 엄호했다. 김정재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윤 의원을 향해 "소위 '관종'이라고 하는데 이런 정치인들은 언론에서 멀어지거나 대중성에서 떨어지면 위기의식을 많이 느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저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한 사람이 배에 구멍을 내고 있으면 그 사람을 쫓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저 같으면 안 태우는 것이 아니라 물에 집어 던질 것 같다"고 한술 더 떴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수도권이 중요하다는 것은 지도부가 아니라도 다 안다"며 "130석에 가까운 의석수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저희가 수도권에서 딱 두 번 이겼는데 중요성을 왜 지도부가 인식하지 못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또 이준석 전 대표를 비난했다. 이 전 대표가 '당이 공천으로 장난칠 낌새가 보이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신당 창당 등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떼쓴다"고 했다.

윤 의원이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여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 때 두드러진 것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인데 대통령 지지율이 57~59%까지 갔다"며 "총선에서 당 지지율보다 중요한 건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수도권 의석 121개 중 1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은 103석으로 압승했다. 당시 한국갤럽이 총선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지지율은 59%였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은 현재 35% 내외를 오가고 있다"며 "45% 정도는 돼야 여당이 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이 수도권 위기론 근거로 대통령 지지율을 내세우면서 친윤계 반격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40% 안팎을 오가고 있다. 40%대 안착이 안되면 여당 총선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 일각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론이 재부상하는 배경이다. 인기가 높은 한 장관을 총선에 투입해 지지기반을 확대해야하다는 논리다.

한 장관은 지난달 15일 진행한 '경제 특강' 유튜브 영상이 최근 조회수 100만 회를 넘으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한 장관 같은 스타가 당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에 인물이 없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8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집안싸움에 날 새우면 정말 큰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그 시간에 새 인물을 찾아 국민 눈길을 끄는데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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