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소자본 무인점포 창업 붐
과당 경쟁에 고정비용 상승·절도 범죄 기승 한때 광풍처럼 몰아쳤던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창업 붐이 싸늘하게 식었다.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점포가 우후죽순 난립한 탓이다.
나눠먹기식 경쟁이 심화되면서 생존에 물음표가 찍혔다. 월세 보증금까지 홀랑 까먹고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국내 최초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응응스크르'의 폐점률은 지난해 기준 13.7%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5.4%에서 8.3%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폐점률은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브랜드의 포화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10%를 넘어설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프랜차이즈인 응응스크르의 경우 2021년 총 가맹점 수는 523곳, 신규 개점 수는 104곳이었다. 지난해 86곳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폐점률이 1년새 껑충 뛰었다.
응응스크르뿐 아니다. 프랜차이즈, 개인 점포 가릴 것 없이 영업 포기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매물도 그만큼 많이 나온다. 일부 점포는 권리금 없이 정리되기도 한다. 1년 넘게 팔리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이어가는 곳도 있다.
소자본 창업에 이끌려 시작했지만 경쟁 점포들이 난립하면서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동종점포뿐 아니라 편의점과도 경쟁해야 한다. 집에서 대개 도보 5분 거리에 있고 폭넓은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어서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소비자 A 씨는 "집 인근에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들이 즐비한데 편의점에서도 특별 할인가로 아이스크림을 상시 판매한다.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굳이 찾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월세와 관리비, 전기세 등 고정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프랜차이즈가 더해질 경우 상권 분석료, 교육비, 인테리어비 등이 추가로 지출된다.
절도 등 각종 범죄도 폐업을 결정짓는 요소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무인점포의 범죄피해 실태 및 형사정책적 대응방안 연구'에 따르면 무인점포 사업주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범죄 유형은 절도(61%), 사기(47%), 손괴(18%), 소란행패(13%) 순이었다.
경기도에서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B 씨는 "10개 중 9개만 계산하고 1개는 고의적으로 계산하지 않는 수법이 가장 흔하다. 진열해놓은 상품을 일부러 흩트려놓거나 강아지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C 씨는 "소자본으로 특별한 기술 없이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말에 혹하지 말아야 한다. 제대로 된 상권분석이나 영업 노하우 없이 덤벼들 경우 보증금만 까먹은 채로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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