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 씨젠, 적자에도 분기배당 꾸준한 까닭은?

김경애 / 2023-08-10 17:15:11
코로나19 특수 잃고 '31만→2만' 주가 추락
수익 악화 가속화, 올해는 영업적자 기록
"ESG경영 차원에서 주주친화 정책 강화"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PCR(유전자 증폭) 분자진단 업체 '씨젠'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영업손익은 올 들어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도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이 와중에도 씨젠 주주들의 계좌에는 배당 소득이 3개월마다 따박따박 꽂히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주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하는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나 '오너 일가' 잇속 챙기기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젠은 전날 보통주 1주당 200원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씨젠은 2019년 말부터 올 2분기까지 현금배당을 실시해왔다. 2020년 말까지는 결산배당이었지만 2021년 들어서는 분기배당으로 전환했다. 주주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로 PCR 검사 수요가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비율로 내려앉았다. 2020년 8월 한때 31만 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하며 2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 씨젠 연구원이 코로나19 분석·검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통상 기업들은 영업실적이 좋지 않으면 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규모를 크게 줄인다. 현금이 들지 않는 주식배당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씨젠은 꿋꿋하게 분기배당을 이어갔다. 지난 2분기를 포함해 3년여 간 11번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이 기간 총 1525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일각에선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일관성 있는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까닭에 대해 오너일가에 수혜를 주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창사 첫 배당부터 지난 2분기까지 지급된 배당금 총액은 1525억 원이다. 이 중 285억 원 이상을 천종윤 씨젠 대표가 가져갔다. 천 대표의 친인척들도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 

올 1분기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은 무려 466%다. 매출은 80% 줄었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실적이 매우 좋지 않지만 배당 규모는 1분기 95억 원, 2분기 93억 원으로 유사하다.

개인투자자 A 씨는 "결국 오너 일가에게 돈을 주기 위해 배당을 계속하는 것 아니냐"며 "그보다 실적 개선에 주력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씨젠 측은 주주친화적 정관 변경으로 분기배당을 2021년 도입, 실시 중이라고 했다. 분기별로 확인된 주주 명단에 맞춰 보다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 활동을 할 수 있고 안정적인 자금 흐름을 선호하는 장기 투자자들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씨젠 관계자는 "ESG 차원에서 주주 친화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실적에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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