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 문재인 전 대통령 소설 완독, 작가와 대화
"피와 눈물의 대가로 얻은 독립, 소설 많이 읽어주길"
"인물들과 홍범도 사이 맛깔스런 대화, 기가 막혔다" 대한독립군총사령관으로 일제를 응징해 전설로 남은 홍범도(1868~1943) 장군을 중심으로 당시 독립 투쟁에 헌신했던 인물들을 담은 방현석의 소설 '범도'(전2권·문학동네) 사인회가 29일 '평산책방'에서 열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옆에 지난 4월 개점한 이 책방에서 사인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인회가 끝난 후 마련된 간담회에서 "재임 중 홍범도 장군 유해를 고국으로 모셔왔던 사람으로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항일독립전쟁의 역사와 당시 희생하고 헌신했던 분들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8·15 광복절이 다가오는데 이런 기회에 국민들께서 작가가 혼신의 노력을 담아낸 책을 많이 읽어주시고, 우리의 독립과 광복이 그냥 온 것이 아니라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그런 피와 눈물의 헌신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한동건 홍범도기념사업회 사무총장도 동석했다.
이날 방현석은 간담회에 앞서 독자들에게 "13년 동안 준비해서 쓰면서 여러번 엎고 마지막에 본격적으로 쓰고 있을 때 홍 장군님을 모셔 오셔서 힘을 많이 받았다"면서 "특별기 편으로 모시고 오면서 우리 공군 전투기 여섯 대를 띄워 영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움츠러들어있던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나라가 이렇게 대단한 나라였다는 새삼스러운 자각을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이 남북 모두 수교를 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 쪽에 유해를 봉환시켜주는 것에 대해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다"면서 "당시 신국방청책으로 관계가 심화되고 중앙아시아국가들이 우리에 대한 비중과 의존이 높아지면서 우리 쪽에 보내는 결정을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오히려 카자흐스탄 쪽과 교섭은 크게 어렵지 않았고 어떻게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을 정신적 지주로 생각하면서 존경하는 것을 손상시키지 않고 봉환해 올 수 있을까, 그게 오히려 더 과제였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방현석은 "독립투쟁 당시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한 부분만 다루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홍범도 장군을 따라가면 정말 많은 사람들의 역할과 인물들을 얘기할 수 있어서 홍범도 장군을 중심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면서 "모든 걸 다 바쳐 이렇게 투쟁을 한 식민지 국가도 드문데 우리는 마치 독립전쟁이 없었던 것처럼, 미국과 소련 같은 나라들에 의해서 거저 독립이 된 것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서 이렇게 벽돌처럼 두꺼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면서 1920년 임시정부가 독립전쟁 원년으로 선포를 하고 거기에 호응해서 일어난 것이 이른바 독립전쟁"이라면서 "우리가 항일 무장투쟁을 많이 했지만 독립전쟁이라고 이름을 붙일 만한 전쟁은 그 시기밖에 없었던 건데 그런 면에서 찬란한 역사"라고 화답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의 증언을 채록하고 현지에서 조사한 기록들을 작가 개인이 보존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아카이브를 만들어 우리 국가의 공공재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현석은 "이런 책방을 전직 대통령이 열어서 직접 나와 책방지기로 국민들을 맞이해 준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가 얼마나 대단한 나라인지 보여주는 일"이라면서 "두꺼운 책 두 권을 다 읽고 비서관에게도 읽으라고 권유했다는 말을 듣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등장인물들 중 누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묻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알렉산드라, 진포, 백무아 같은 여성들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인물들과 홍범도 사이에 주고받는 대화가 기가 막혔다"고 상찬했다. 이날 평산책방 독자들 앞에서 밝힌 방현석의 소회.
"홍범도 장군은 대한독립전쟁사에서 가장 오래 싸웠고 가장 크게 이겼던 장군이죠. 연해주와 만주 일대를 답사하고 쓰면서 저도 모르게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부대의 부대원으로 13년을 살게 됐습니다. 종군 작가였고, 홍범도 부대의 부대원이었습니다. 아마 이 소설을 읽는 분들도 자신도 모르게 홍범도의 부대원이 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KPI뉴스 / 양산=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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