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보험사 '자회사형' GA…일반 GA '갑 지위' 흔들리나

황현욱 / 2023-07-28 14:01:04
7월 기준, 자회사형 GA 16곳 운영…"자회사형 GA 설립 증가세"
보험사, 일반 GA '갑질'에 고통 겪어…갑을구조 탈피 의지 강력
"GA 간 과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설립에 나서고 있다. GA와의 '갑을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경쟁이 심화되는 흐름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4년 자회사형 GA가 최초로 설립된 이후 올해 7월 기준 14개 보험사가 16개 자회사형 GA를 운영 중이다.

GA는 보험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보험대리점'이다. GA 소속 설계사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제휴한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모두 판매할 수 있다.

그런데 여러 보험사 상품을 취급하다 보니 GA가 떵떵거리고 보험사는 눈치를 보는, 일종의 갑을 구조가 형성됐다. GA가 자사 상품을 더 팔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등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에서 얼마나 팔아주느냐에 따라 보험사 수입보험료 순위가 바뀔 정도니 GA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GA 특정사의 상품을 더 많이 팔아 줄테니 금전적, 물적 지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강조했다. 

자회사형 GA 설립으로 이런 갑을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보험사의 의지가 강하다. 보험사들은 자회사형 GA를 만든 뒤 자사 소속 설계사들이 그곳으로 옮기도록 유도하고 있다. 설계사들은 더 많은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는 GA로의 이직을 환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 GA로의 설계사 인력 유출이 고민거리였는데 자회사형 GA설립으로 고민을 해소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회사형 GA 설립으로 이런 고민들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로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사회·경제 전반의 빠른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험회사는 여전히 GA, 전속설계사 등 대면채널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산업 전체 매출 중 대면영업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각각 99.3%(초회보험료 기준), 87.1%(원수보험료 기준)에 달한다.

또 최근 보험상품 구매 전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상품비교 성향은 상품의 유형과 관계없이 연령이 낮을수록 더 높다. 향후 보험모집시장에서 상품비교를 통한 보험상품 가입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험상품 구매 시 상품비교 경험 유무와 보험상품별 비교 방식 조사 결과. [보험연구원 제공]

여기에 보험소비자의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내년부터 허용됐다.

금융위는 지난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한 바 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주요 내용. [보험연구원 제공]

올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으로 수익성이 높고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보험상품' 중요성이 커졌다.

장기 보장성보험상품 판매 확대 전략을 적극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보험사들이 GA채널을 활용해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자회사형 GA 설립이 증가하면서 GA시장은 비자회사형 GA(일반 GA)와 자회사형 GA로 양분되는 구조다.

자회사형 GA의 GA 시장 판매 인력 비중은 2018년 5.8%에서 지난해 23.8%로 대폭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도 4.6%에서 21%로 뛰었다.

▲GA 유형별 매출 비중 변화. [보험연구원 제공]

특히 생보사 중심으로 자회사 설립이 증가해 GA시장 내 생보 판매자회사의 시장 지위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GA 시장에서 생명보험 판매자회사의 판매인력 점유율은 2018년 2.3%에서 2022년 18.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 수입 비중도 2.3%에서 18.1%로 늘었다. 

향후 보험사의 대면 모집시장은 △전속채널 △자회사형 GA △일반 GA 간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GA시장은 다수의 판매업자가 존재하는 경우 매우 경쟁적인 시장"이라면서 "모집시장 경쟁 심화로 GA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적자 기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자회사형 GA 설립과 운영방식을 포함한 '판매채널전략' 수립 시 전속영업조직의 판매경쟁력과 운영효율성, 상품경쟁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GA업체는 향후 GA시장 성장 정체 가능성에 대비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GA시장 과열이 소비자에게 해를 끼쳐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보험모집시장의 중심축이 GA 채널로 이동함에 따라 판매인력 확보를 위한 GA 업체 간 과도하고 무분별한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일본의 금융서비스중개업제도에서는 소비자 피해 발생에 따른 배상책임, 수수료 공시 등을 통해 판매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자회사형 GA는 보험사의 든든한 지원으로 시장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자회사형 GA가 커지면서 일반 GA와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고 소비자는 그간 다양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자회사형 GA는 특정 보험사 상품이 우선적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커 불리한 측면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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