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당시 미국·북한·중국 군사령관의 서명으로 비준된 국제조약
부칙 제62항에 의해 평화협정으로 대체될 때까지 유효한 억제수단 오는 27일은 6·25전쟁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70주년 되는 날이다. 이 협정에 따라 휴전선이 설치되고 정전 상태가 지속되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군사지도까지 포함된 정전협정서 사본을 구해 임의로 전시하고 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태인데도 접경지역을 관할하는 경기도가 군사적 성질의 이 문건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에서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로부터 임대한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영문판 복사본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 문건은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중립국감독위원회가 군비증강이나 정전협정 위반사건 특별 감시·시찰하기 위해 원본을 복제한 것으로 정전협정서와 첨부 지도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도는 중립국감독위원회로부터 임대한 정전협정 사본을 영인본으로 다시 제작해서 캠프 그리브스에 전시하면서 정전협정 원본과 지도를 함께 갖춘 유일한 기관이 됐다고 자랑했다.
그런데 이 정전협정서는 엄연히 효력을 지닌 국제조약이기 때문에 경기도가 임의로 입수해서 별도의 영인본을 제작할 수 있는 성질의 문건이 아니다. 정전협정 부칙에 속하는 제62항에 "본 정전협정의 각 조항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적당한 협정 중의 규정에 의하여 명확히 교체될 때까지는 계속 효력을 가진다"고 되어 있어 유효한 전쟁 억제수단이기 때문이다.
당시 판문점에서 열린 정전협정에서 조선인민군 및 중국인민지원군 대표단 수석대표 조선인민군 대장 남일과 국제연합군 대표단 수석대표 미국 육군중장 윌리엄 K 해리슨이 정전협정서와 부속문서에 서명하고, 그 후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 펑더화이, 유엔군총사령관 마크 웨인 클라크가 각각 후방 사령부에서 서명했다. 전쟁 중의 조약체결이기 때문에 이들 군사령관의 서명으로 비준이 완료됐다.
특히 현재의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명시한 정전협정 제1조 제2항에는 "군사분계선의 위치는 첨부한 지도에 표시한 바와 같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그대로 전쟁을 끝내는 것에 반대해 정전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우리에게는 그 지도가 없었다. 1953년 미국으로부터 입수해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영문 사본에 지도 부분은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전협정 체결의 의도를 밝힌 협정서 서언에 "이 조건과 규정들의 의도는 순전히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것이며 이는 오직 한국에서의 교전 쌍방에만 적용한다"고 적혀 있다.
이 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자세히 표시한 군사지도를 경기도가 보유하는 것은 다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 군사적 성질에 속하는 문서를 경기도가 다루어야 할 이유가 없고, 한국전 교전 쌍방에 속하지 않는 중립국감시단의 일원인 스위스 측이 이 문서를 경기도에 임대해 줄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정전협정 체결 직후 중립국감독위원회 업무용으로 사용한 사본의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스위스 대표단에서 임대해준 사본으로 다시 영인본으로 제작해 캠프 그리브스 갤러리에서 일반에 전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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