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티스엘리베이터, 육아휴직 남성 직원 급여 불이익 논란

송창섭 / 2023-07-14 15:33:59
A씨 "업무고과 높으나 육아휴직 이유로 임금 적어"
상사 "동료들이 업무 나눠 했기에 임금 낮게 평가"
회사 "고과, 일관된 기준·공정한 프로세스로 결정"
2020년 여가부와 성별 균형 인재 자율협약 체결
세계 최대 승강기 제조기업 오티스엘리베이터 한국법인에서 육아휴직을 한 남성 직원이 회사로부터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티스는 지난 2020년 5월 건설업계 최초로 여성가족부와 성별 균형 인재 육성을 위한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등 그동안 양성평등 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온 기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 오티스엘리베이터 홈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이 회사 남성 직원 A 씨는 지난해 7월 육아휴직에 들어간 뒤 지난 3월20일자로 회사 복직을 결심했다. 그는 복직 예정 한달 반 전쯤인 2월 6일 회사 상사와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러면서 육아휴직을 했다는 이유로 임금 인상 시 불합리한 처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직 전 그가 근무했던 부서의 동료들은 2021년 성과평가를 토대로 지난해 3.5% 오른 임금을 받았다. 그러나 A씨 임금 인상은 1.5%에 그쳤다.

오티스는 전년도 개인별 업무평가를 기준으로 매년 4월 임금을 결정한다. 지난해엔 노사가 인상분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11월에야 합의를 이뤄냈다. 당시 인상분도 전년도인 2021년 업무평가가 근거였다.

A 씨는 "객관적 자료인 2021년 내 실적의 경우 여러 가지 지표에서 2020년도보다 2배 이상 높았고 목표 달성률에선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는데도 인상률은 정반대였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A 씨는 회사에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했지만 되레 상사로부터 황당한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A 씨의 상사는 "2022년 휴직으로 인한 본인 업무를 동료직원들이 나눠 한 것을 평가에 반영했다"며 "휴직 전에 임금인상률을 산출했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A 씨가 육아휴직으로 동료들에게 업무 부담을 주었기에 임금 불이익을 감수해야한다는 논리였다. 듣기에 따라선 이 같은 임금인상률 산출 방식이 사내 기준으로 정해져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A 씨 노무대리를 맡고 있는 노무법인 삶 이양지 노무사는 20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노무사는 "법에서 불리한 처우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지만 휴직, 정직 등과 함께 근로자에게 경제·정신·생활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은 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A 씨와 회사 상사가 주고받은 대화에는 타 부서 육아휴직자가 비슷한 불이익을 당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불리한 처우를 받은 육아휴직자가 A 씨 뿐만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 오티스엘리베이터 대표 제품 중 하나인 Gen3. [오티스엘리베이터 브로셔 캡처]

오티스가 양성평등 문화를 선도한다는 이미지를 꾸려왔기에 A 씨 논란은 더 의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티스는 2020년 여가부와 협약을 통해 2022년까지 여성 임원·관리자 비율을 5%포인트 늘리고 남성 육아휴직제도 사용을 적극 권장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휴직에 따른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오티스는 A 씨 문제에 대해 "당사는 평가에 대한 검증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인사고과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당 직원을 포함한 직원의 고과는 일관된 기준과 공정한 프로세스에 따라 산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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