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다 분양자 입장 더 반영…법조계 "책임분양 인정"
롯데관광개발, 실 배상은 없지만 책임에 자유롭지 못해
1심 선고후 계약·위약금 120억은 이미 뤼디가 지급 완료
추가 40억도 뤼디측 책임…모회사 디폴트로 실지급 의문 제주 최고층 건물 '드림타워 레지던스호텔' 건설을 둘러싼 민사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는 레지던스호텔을 분양 받은 수요자(이하 분양자)들이다.
광주고법 민사1부는 지난 5일 호텔 준공이 예정일보다 늦어져 피해를 봤다며 분양자 98명이 그린랜드센터제주(이하 그린랜드)와 롯데관광개발(이하 롯데관광)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분양자들이 낸 '계약해제에 따른 계약금 반환 및 계약금과 동액의 위약금 청구'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원심(1심)이 정한 그린랜드센터제주에 대한 원고들 패소 부분(위약금 50%만 지급)을 취소한다"며 계약금과 위약금 모두 배상하라고 명했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계약금의 경우 그린랜드와 롯데관광이 연대 배상할 것을 명했다. 준공지연에 따른 위약금 50%는 그린랜드 책임이라고 봤다. 이번 항소심 판결이 원심과 다른 건 그린랜드의 위약금 책임이 100%로 늘어난 점이다.
계약금에 대한 그린랜드와 롯데관광의 연대 배상 책임 부분은 1심 판결대로 유지됐다. '계약금 연대 책임은 없다'는 롯데관광 측과 '위약금 50% 배상은 과하다'는 그린랜드 측 항소는 모두 기각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분양관리신탁계약서에는 '롯데관광이 배상책임, 벌금, 과태료, 기타 손해를 입게 되는 경우 녹지(뤼디·그린랜드 모회사)는 즉시 롯데관광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 제3자인 원고들(분양자들)에게는 위와 같은 조항이 효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롯데관광이 계약당사자로서의 계약금 반환 책임이 면제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공동사업자인 롯데관광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은 것이다.
지난해 1심 선고 이후 분양자들은 120억 원 가량 배상금을 지급받았다. 이번 항소심에서 40억 원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결론이 나오면서 최종 배상액은 16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원심보다 분양자측 입장을 더 많이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위 소송단을 대리한 법무법인 유일 심상한 변호사는 "1심과 마찬가지로 롯데와 그린랜드 양측 모두에게 계약금 배상의 책임을 물은 것이나 위약금 전액 배상을 그린랜드측에 물도록 한 이번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책임분양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불황과 코로나19 사태 등 여러 대외 변수로 호텔 건립이 늦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그린랜드는 중국 국책 부동산 개발회사 뤼디(綠地)그룹이 한국에 세운 자회사다.
롯데관광 관계자는 6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분양 책임은 모두 뤼디그룹에게 있기에 1심 재판부의 연대 책임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약금, 위약금 합산 120억 원 모두를 뤼디측이 배상했다"며 "이번 판결로 추가 청구된 40억 원 역시 뤼디가 배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림타워는 '제주의 강남' 노형동에 위치한 지상 169m 높이의 38층 쌍둥이 건물이다. 5성급 하얏트호텔(750실)과 850실 규모 레지던스호텔로 이뤄졌다.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과 중국 뤼디그룹이 손잡고 진행한 초대형 한·중 개발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1조6000억 원이 들어가 초기부터 관심을 모았다. 레지던스호텔은 민간에 분양됐고 절차는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당초 완공일은 2019년 9월이었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사업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2018년 7월 현장 인부들이 공사비 미지급 문제를 제기하며 시공사인 '중국건축'(CSCEC)을 상대로 시위에 나섰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완공일은 약속된 날짜를 훌쩍 뛰어넘었다. 결국 지난 2020년 11월 제주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고서야 공식 오픈이 이뤄졌다.
분양 당시 그린랜드와 롯데관광은 "객실을 연간 24일 사용하는 분양자들에게 '분양가의 5%', 객실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분양자들에게는 '분양가의 6%'씩 20년간 임대수익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준공 예정일이 6개월을 넘기자 분양자들이 입주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소송이 이어졌다.
향후 관심은 배상금 지급 여부다. 추가로 위약금 등을 내야 할 뤼디그룹은 지난해 11월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개발 주체 간 책임공방으로 배상금 지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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