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디프랜드 경영진, 홍콩 명품회사 임원 통해 시계 밀수의혹

송창섭 / 2023-06-28 11:27:40
1억4000만 원짜리 스위스 리차드밀…현재 3억원대 거래
홍콩 회사 임원, 직접 시계 운반…보관 박스는 별도 배송
"바디프랜드 임직원 명의로 쪼개기 외화 송금"…세관 적발
경영진, 檢 송치됐으나 무혐의…"가짜샀다" 주장 사내 퍼져
관세당국은 지난 2021년 고가 명품 시계를 밀수한 혐의로 헬스케어 기기 전문 기업 바디프랜드 경영진을 조사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문제의 물건은 1억4000만 원짜리로, 스위스 시계 제조사 브랜드인 '리차드밀'(Richard Mille) 제품이었다.

바디프랜드 경영진은 이 시계를 어떤 방법으로 사들였다가 조사를 받게 됐을까. 

▲ 스위스 고가 명품 브랜드인 '리차드밀' 시계.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해외에서 이 브랜드 제품을 구입해 2021년 관세당국 조사를 받는 등 논란이 됐다.

UPI뉴스는 당시 관세청 조사에 참고가 된 자료를 최근 입수했다. 이 자료에는 시계 구매 대행자, 송금 내역 등이 자세히 담겨 있다. 또 시계 주인인 바디프랜드 경영진으로 대주주 A 씨를 지목한 내용이 있다. 

A 씨는 올해 1분기 기준 회사 지분 38.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최대주주는 46.30%를 지닌 비에프하트투자목적회사다. 그는 사내이사로 있다가 지난 4월27일 물러났다.

UPI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A 씨는 2015년 11월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법인의 아시아본부로 홍콩에 기반을 둔 B 사 임원인 홍콩계 중국인 C 씨를 통해 시계를 샀다.

자료에는 "본사 재경팀장이 출처가 불분명한 통장에서 인출해 수명의 임직원 명의로 해당 명품 기업 홍콩계좌로 송금 처리했다"고 기재돼 있다. 송금영수증도 첨부돼 있다. 이는 관계당국에 외국환 신고를 피하기 위해 차명송금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C 씨는 직접 시계를 차고 국내로 들어와 A 씨에게 전달했다. 시계를 보관하는 특수 상자와 제품보증서는 따로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보냈다.

C 씨는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리차드밀 회사에서 근무했다. 이어 B사로 옮겨 2012년 9월부터 2020년까지 부사장으로 일했다. 지금은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법인인 D사 홍콩법인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그의 SNS 프로필에는 직업이 시계 감정사(Watch Connoisseur)라고 적혀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명품업계는 인력 풀(Pool)이 좁아 전 직장과 관련된 일이라도 얼마든지 대신해 구매를 돕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C 씨의 리처드밀 구매 대행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A 씨가 시계를 차고 다닌 지 몇 년이 지난 2020년 서울경찰청은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였다. 이후 사건은 관세청으로 넘어갔고 이듬해 6월부터 관할 서울세관이 조사를 진행했다.

A 씨가 구입한 리차드밀은 현재 중고시장에서 3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초고가 명품이다. 

A 씨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 씨가 "짝퉁(가짜) 시계를 샀다"고 주장했다는 얘기가 회사 내 퍼져있다.

▲ 바디프랜드 전·현 직원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오간 대화 내용.

한편 부산세관이 최근 바디프랜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배경이 주목된다. 바디프랜드가 판매 중인 안마의자는 중국에서 OEM(주문자생산방식)으로 제조된 것으로 부산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바디프랜드는 이번 조사에 대해 "5년마다 진행되는 정기 관세심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선 이를 계기로 2021년 관세법 위반 의혹이 다시 불거질까 긴장감이 돌고 있다.

UPI뉴스는 시계 의혹과 조사 관련 질의를 위해 A 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지만 A 씨는 30일 오전까지 일체 응하지 않았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서창완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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