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내부통제 제도개선'은 펀드 불완전판매, 대규모 횡령 등 잇따른 금융사고에 대응해 금융권의 책임경영 확산을 위해 추진되어 온 '국정과제'다. 지난해 8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학계·법조계 등의 전문가들과 금융회사들의 논의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금융사가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각 임원이 금융사고 방지 등 내부통제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하도록 하는 새로운 제도가 도입된다.
이는 금융당국 차원의 획일적인 규율이 아니라 금융사 각자의 특징과 경영 여건 변화에 맞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동시에 임원 개개인의 책임을 명확히 정함으로써 내부통제에 대한 임원들의 관심과 책임감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내부통제 제도 개선안의 핵심은 '책무구조도' 작성 의무 도입이다. 책무구조도란 금융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로 책무를 배분한 내역을 기재한 문서를 뜻한다. 책무구조도에서 금융회사의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책임자를 특정함으로써,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로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구현하고자 한다.
적용 대상은 △대표이사(CE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등 '지배구조법상' 임원이다. 회사의 규모, 직책의 특성 등을 고려해 대상 범위를 조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에서 규정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대형은행 기준으로 20~3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무 시간이나 정보 접근성 등 제약이 있는 사외이사는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책무는 △금융사의 법령 준수 △건전경영 △소비자 보호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분야별 내부통제 책임을 뜻한다. 책무구조도상 임원에게 의무적으로 책무를 배분해야 할 업무 영역은 시행령에서 △경영관리 △위험관리 △영업부문 등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 열거할 예정이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가 마련해야한다. 대표이사는 △책무의 중복·공백·누락 등 작성 미흡 △실제 권한 행사자와 책무구조도상 임원의 불일치 등 거짓작성에 대해 책임을 진다. 책무구조도는 이사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이후 금융당국에 제출해야한다. 감독당국으로부터 적정성 여부를 승인받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당국에서 필요시 시정요구는 가능하다.
이번 제도개선으로 금융사에 '내부통제 관리의무'가 부여된다.
내부통제 관리의무는 책무구조도상 해당 임원이 소관책무의 범위 내에서 실제로 실행해야 하는 '내부통제 관리조치'를 의미한다. 관리조치는 소관영역에서 내부통제·위험관리기준이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임원이 소속직원과 관련해 취해야 할 조치를 의미한다.
특히 대표이사의 내부통제 '총괄 관리의무'를 명확히 규율하고, 대표이사에게 각 사별 사업특성과 경영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전사적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할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모든 세세한 개별 통제행위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대표이사에게 묻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회사 내에서 △조직적 △장기간·반복적 △광범위한 문제가 발생하는 등 내부통제의 '시스템적 실패'가 발생하는 경우에 책임을 지게 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역할도 명확해진다. 이사회의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에 관한 심의·의결사항 추가, 이사회내 소위원회로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등 상법상 이사의 내부통제 감시의무가 구체화됐다. 이사회의 감시기능이 강화됨에 따라 지배구조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초기 제도정착 관련 비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바람직한 내부통제 모습과 임원들의 구체적 통제활동에 대한 모범사례를 업계와 함께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공청회, 업권별 설명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연내 입법 추진을 목표로 할 계획이다. 금융사에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하고 규모 등에 따라 업권별로 단계적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은행과 금융지주는 공포 1년 후 시행되며, △대형금융투자회사 △종합금융투자회사 △대형보험사는 1년 6개월 이후, 중소형 금융사에는 5년 이내 적용할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내부통제 의무 관련 제재를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관련의무를 충실히 한 임원은 책임을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면서 "원칙중심 규제방식을 채택한 결과 시행 초기에는 막연한 불안과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새로운 제도 도입 및 준수에 따른 금융회사들의 비용을 최소화하기위해 모범사례 전파 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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