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으로 경영 실패 가리려는 현대리바트

김기성 / 2023-06-21 13:09:19
원자잿값 핑계로 작년 이후 5번째 가격 인상
주요 목재 가격은 오히려 작년보다 떨어져
릴레이 인상에 소비자 부담 40% 이상 증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물류 대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락같이 오르던 원자재 가격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가 중국의 경기회복도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원자재를 핑계로 제품 가격을 올렸던 기업들에 대해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가 라면 값을 내려 줄 것을 종용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오르지도 않거나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데도 원자재 가격을 운운하며 가격 인상에 나서겠다는 업체가 있다. 현대리바트 얘기다.

▲ 현대리바트 매장 전경과 CI [UPI뉴스 자료사진]

현대리바트, 작년 이후 5번째 가격인상 계획

현대리바트는 다음 달부터 가구 가격을 올리기로 하고 대리점에 관련 공지를 보냈다. 이르면 다음 달 5일부터 전 품목 또는 일부 품목의 가격을 5%가량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리바트는 작년 1월 주방과 거실 제품의 가격을 올렸고 6월에는 가정용 가구와 주방 욕실 가구의 가격을 2∼4% 올렸다. 또 9월에도 주방가구 일부품목의 가격을 1%가량 올려 작년에만 모두 3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 침대와 소파 의자 등의 가격을 5% 인상했다. 이번에 가격을 올리면 작년 이후 5번째 가격 인상이다. 

가구 원자재 가격은 내렸음에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지목

그런데 이번 가격 인상이 의아한 것은 이번에도 원자재 가격을 들먹이며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는 대리점에 보낸 가격 인상 공문에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인건비와 원자재 등 제조원가 상승'을 지목했다.

코로나 특수로 가구와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인건비가 오른 것은 사실이고 한 번 오른 인건비는 내려가기 어렵다는 점은 누구나 수긍하지만 그 이후 인건비가 더 오르지는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가구 제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합성목재인 PB나 MDF 그리고 합판의 가격은 작년에 비해 내림세를 보이면서 2021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난 1월 가격 인상에 이어 6개월 만에 또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오르지도 않은 원자재 가격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가구업계 릴레이 가격인상으로 인테리어 비용 40% 이상 증가

현대리바트는 한샘에 이어 국내 2번째 가구업체다. 가구업계에서는 선두에 있는 이 두 업체 가운데 하나가 가격을 올리면 나머지 업체들도 득달같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가구업체들의 이러한 가격 인상 릴레이로 소비자들의 인테리어 비용 부담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40% 이상 올랐다. 보통 3.3㎡에 100만 원이 기준이던 인테리어 비용은 이제 150만 원에 육박하고 있다.

경영 판단 잘못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

현대리바트는 작년 4분기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 그런데 이러한 실적 악화는 인건비나 원자재 가격 등 원가가 오른 것이 원인이 아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동산 경기 침체나 이에 따른 가구업계의 수요 감소는 이미 작년 초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그렇다면 가구 업체로서는 미리 경영계획을 수정해 수요 감소에 대비하는 것이 정답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년 이후 4차례나 뻔질나게 가격을 올려 실적 악화를 막아보려다 뚜렷한 성과가 없으니 또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은 경영실패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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