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병원을 도시계획시설로 정하면 백병원 부지는 다른 용도로 변경하지 못하고 병원 등 의료시설 용지로만 묶이게 된다.
이는 백병원이 문을 닫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첫 조처다. 백병원은 유동인구가 밀집한 서울 중구 을지로역과 명동역 사이에 위치한다. 폐원할 경우 부지가 수익성을 앞세운 상업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시는 이를 통해 백병원의 폐원을 막거나, 폐원 후에도 의료용 부지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려는 것이다. 시는 중구청이 도시계획시설 결정안을 제출하면 주민 의견 청취 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 단계를 밟을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서울 도심 안에 있는 서울대병원·적십자병원·강북삼성병원·세란병원 등 다른 병원들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백병원 같은 사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만 시의 이번 방안은 교육부의 지침과 충돌할 가능성도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해 사립대학 기본재산 관리 안내 지침을 개정했다. 사립대학의 재정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법인이 소유한 부동산을 수익용으로 변경하는 허가기준을 완화해주는 내용이다.
또한 시와 백병원 간 분쟁도 우려된다. 시가 백병원 측과의 논의 없이 도시계획시설 추진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와 중구는 "백병원이 관할 지역 안에 위치한 병원 중 유일한 대학병원이며 감염병 전담병원이어서 코로나19 사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백병원의 폐원을 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20일 이사회를 열어 백병원 폐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인제학원은 서울백병원 누적 적자가 지난 20여 년 동안 약 1745억원에 달해 폐원을 고심하고 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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