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에 한정적인 현상, 추가 하락 요인들 여전해 최근 국내 주택시장에서 집값이 바닥을 찍고 점차 상승 흐름을 나타낼 거란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급매물·미분양이 감소하고 거래량이 증가하는 점 등이 근거다.
반면 아직 수요 심리가 위축된 점, 고금리,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추가 하락할 거란 '하락론'도 만만치 않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1만3369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7879건)이 비해 2배 가까이, 지난해 하반기(4088건)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서울지역 매매상승률도 이달 들어 플러스로 전환 유지되고 있다. 매매상승률은 지난해 초부터 올해 5월까지 줄곧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러다 5월 29일(조사 기준) -0.01%에서 6월 5일 0.01%, 6월 12일 0.02%로 바뀌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이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대단지 아파트에서 급매물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호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서울 잠실동 리센츠, 가락동 헬리오시티 등 지역을 대표하는 대장 아파트들이 지난해 가을 집값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거래가 이뤄졌다. 그 여파로 인천지역 대단지에서도 호가 상승 거래가 나타났다.
미분양 물량도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 수는 3월과 4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서울 미분양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도권 입주율도 증가했다. 서울은 4월 81.9%에서 5월 86.7%로, 인천·경기는 4월 72.6%에서 5월 76.7%로 각각 늘어났다. 특히 서울은 3월(76.2%) 70%대에서 5월 90% 가까이 올라 빠른 회복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비춰봤을 때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빠르면 하반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대세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제기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은행 대출금리 인하 등도 하반기 주택시장 개선의 희망을 키운다. 역전세난에 따른 전세사기 피해 확산에 대응해 정부가 최근 전세금반환보증 대출규제 완화방안 검토에 나선 점도 집주인과 세입자의 불안감을 가라앉히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에선 여전히 집값 하락 예상이 만만치 않다.
우선 집값 상승, 미분양 감소, 입주율 증가 등은 국지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가 주택시장 침체기에 저점 매수에 나서면서 나타난 일부 지역에 한정된 반짝 현상이라는 시각이다.
주택시장에선 아파트가 가늠자 역할을 한다. 아파트 거래 분위기가 좋으면 오피스텔에 이어 다세대·연립 주택 시장으로 온기가 퍼진다. 그런데 지금은 특정 지역 아파트 시장에만 온기가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와 달리 올해 상반기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 거래건수는 33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191건)의 약 37%에 불과하다. 단독·다가구 거래건수도 918건으로 지난해 동기(2807건)의 약 33%, 다세대·연립주택 거래건수는 8441건으로 지난해 동기(1만9557건)의 약 43% 수준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 바닥 논쟁이 뜨겁지만 매물 거래량이나 반등 매매되는 움직임은 서울과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인 거래량은 여전히 평년에 미치지 못하고 월평균 주택매매 시가총액도 지난 2020년 32조 원 규모에서 올해는 8~9조 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 짧은 시간 내 경기를 회복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이자 부담, 경기 둔화, 차익 기대 심리 저하, 미분양 증가 우려 상존, 일부 지역의 제한적인 회복 등으로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분양 감소 현상도 시장의 온기 회복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해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몰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향후 인상 여지를 남긴 점도 불안 요소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이어 한국은행도 뒤따를 경우 대출금리가 올라 수요가 얼어붙을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되면 시장 분위기 정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전세난, 경기 침체, 미미한 통화량 팽창, 소득대비 집값 고평가 등을 고려하면 집값 반등은 힘들 것"이라며 "2008-2012년 W자형 더블딥이 재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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