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 1200만 시대…펫보험 가입률은 10%대, 왜?

황현욱 / 2023-06-12 15:15:12
2022년 말 기준 반려가구 552만·반려인 1262만 명
"너무 비싸다" 반려가구, 펫보험 알지만 가입 망설여
"펫보험 활성화 위해선 '진료수가 표준화' 도입부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늘어 500만을 넘었다. 증가세에 맞춰 보험업계는 새로운 먹거리로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펫보험 가입률은 10%대에 그쳐 부진한 양상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반려가구는 총 552만으로, 2년 전(536만 가구)보다 2.8% 늘었다. 반려인(반려가구 가구원 수)은 1262만 명을 기록했다. 

▲국내 지역별 반려가구 현황.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진료비가 매우 비싸다. 반려인 A 씨는 "사람보다 몇 배는 더 비싸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펫보험 가입률은 낮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 89%는 펫보험에 대해 알고 있지만, 실제 가입한 가구는 11.9%에 불과했다.

▲반려가구의 반려동물보험 가입 현황.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소비자들이 펫보험 가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가격이 꼽힌다. 반려동물 진료비가 비싸다보니 보험료도 고가로 책정될 수 밖에 없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강아지 3세는 사람 나이로 24세라고 알려져 있어 몰티즈(3세)와 사람(24세·남자)을 동일선상에 두고 보험료 계산을 해봤다.

삼성화재 기준 펫보험(삼성화재 다이렉트 펫보험) 보험료는 기본 플랜 5만6144원, 고급 플랜 6만5705원이다.

사람(24세·남자)의 실손보험(삼성화재 다이렉트 실손의료비보험) 보험료는 단독 실손보험 플랜 7779원, '실손+건강보험' 2만4223원이다. 펫보험의 보험료가 실손·건강플랜 보험료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차별화된 상품이 없어 꼭 필요한 보장을 골라 가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펫보험은 기본적으로 수술과 입·통원을 보장한다. 그 외 특약에 따라 △피부 △구강 △탈구질환을 보장하는 수준에 그친다. 보험별로 △자기부담률 △가입금액 △보상한도 등도 유사하다.

펫보험의 높은 보험료와 차별성 없는 보장 내용에 대해 보험업계는 "먼저 진료수가부터 표준화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고 병원마다 진료비가 7~8배 차이나는 등 진료수가가 표준화되기 전까지는 펫보험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현 체계를 비판했다.

실제로 현재 반려동물의 진료비는 동물병원마다 제멋대로다. A병원에서 8 만 원하는 '강아지 채혈'이 B병원에서는 60만 원이나 된다. 

▲반려동물보험의 필요성과 활성화 과제 설문조사 결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펫보험에 가입한 반려가구 중 43.9%도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진료수가 표준화 도입'을 선택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같은 진료를 해도 동물병원마다 병원비가 달라 보험사들은 보험요율을 정하기 어렵다"며 "진료체계 표준화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일한 질병에 대해 동물병원마다 상이한 질병명과 진료행위 코드를 사용함에 따라 양질의 통계 집적이 어렵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진료비용 체계가 비표준적이고 불투명해 진료비 예측이 어려워 합리적인 보험료와 보상한도 산출 등 신상품 개발에 한계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현행 수의사법에는 구체적인 의료기록이 담긴 진료기록부에 대한 열람, 발급 조항이 없다. 그로 인해 반려동물 보호자는 동물병원 진료기록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상황이다. 

▲ 강아지 반려견 마스크. [셔터스톡]

현재 펫보험 보험금 청구는 동물병원에서 발급받은 종이 영수증을 보험가입자가 보험사로 직접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종이 영수증에는 진료내용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이에 따라 동물병원의 과잉진료 및 보험금 누수 가능성이 크다.  펫보험 보험료 청구 전산화를 위해서는 동물병원의 참여가 필수적이지만 진료행위 및 진료내용 유출을 이유로 수의사들의 거부감이 크다. 

김 연구위원은 "진료체계 표준화와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를 통해 반려동물 진료기록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동물병원이 표준화된 분류체계를 작성, 고시하도록 해 소비자가 진료비를 비교·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은 펫보험 청구 전산화를 도입해 보험사의 합리적인 지급심사를 유도하고 소비자의 보험금 청구 편의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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