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업체 공사 일감 감소로 운영난 고민 서울 중구 신당동 지하철 초역세권에 짓다 만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 철골구조와 시멘트벽이 그물망으로 가려진 채 외부 기후에 방치돼 있다.
관할 구청에 신고된 완공 예정 일정은 지난해 10월이었으나 건축주가 공사비를 제때 내지 못하자 지난해 말 공사가 중단된 뒤 지금까지 출입 철문이 닫혀 있다.
서울 성북구 지하철 안암역 인근 주택가. 골목 사이사이에 이 빠진 듯 텅 빈 부지들이 방치돼 있다. 대학생·직장인을 대상으로 주택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연립·다가구 주택을 지으려던 곳들이다. 하지만 건축주가 공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철거만 해 놓은 채 첫 삽도 못 뜨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심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금 공급이 여의치 않자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공사를 간헐적으로 추진하다 올해 들어 그마저도 멈춘 상태다.
관할 구청은 장기 미준공 건물이나 위법행위 적발 현장을 계도할 뿐, 현장이 현재 공사가 중단됐는지 여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짓다 만 건물이 대로변에 흉물로 방치되자 지역주민들은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눈총을 줬다.
진행 중인 공사가 중단되는 주 원인은 자금난 때문이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부동산경기 침체, 건축사업 자금조달 규제 강화로 건축주나 시행업체들이 공사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당동 근린생활시설을 시공한 A건설 관계자는 "건축주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공사가 중단됐다"며 "앞으로도 공사를 재개하긴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탓이 크다"며 "요즘 건축주들의 자금난이 외환위기 때보다 금액도 크고 분위기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사기간 단축과 완공이 중요한 건축주들은 자금줄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출 금리를 조금이라도 낮추거나 금리 낮은 대출상품으로 갈아타기 위해 제2 금융권을 헤매고 있다.
60대 김 모 씨는 직장 은퇴 후 노후 준비로 임대사업을 하려고 다가구주택 건축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다 계속되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가 급증하자 착공을 계속 미루고 있다. 김 씨는 "대출 금리가 지난해 4%대였는데 올해 6%대까지 뛰니까 숨이 턱턱 막히더라"며 "최근 저리 대출을 승인해준 은행을 간신히 찾아내 4%대로 갈아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나같은 임대사업자들이 추진하다 중지된 공사 현장들이 요즘 주변에 많다"며 "대학가에서 임대료를 올리자니 한계가 있고 대출 금리는 올라가니 임대수익률이 안 맞아 고민하는 임대사업들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건설업계의 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공사 중단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봄철은 건설현장의 성수기인데 시멘트 공급 부족으로 공사가 차질을 빚는 곳들이 많아졌다. 물가 상승 여파로 철근 등 자잿값도 급등한 상황에서 공급난까지 겪자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시멘트 공급상황을 조사한 결과 시공능력 상위 100위권 건설사들의 공사현장 63% 정도가 중단 및 지연되는 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부족 상황은 레미콘이나 골재 업체들의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주택 시공 업체인 L건설 관계자는 "중소 시공업체나 건축주들 대부분이 자금 대출을 추가로 받지 못하고 기존 대출을 연장하며 버티고 있다"며 "공사 일감이 감소하면 시공업체들도 회사 운영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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