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견제 나선 안철수…수도권 총선 어렵다더니 텃밭 사수 왜

허범구 기자 / 2023-05-25 10:36:45
安 "현역 의원 지역구 함부로 옮기면 예의 아냐"
대통령실도 때려…"내리꽂기로 역풍 불어 실패"
"安, '낙선·차기 경쟁 탈락' 시나리오 경계" 분석
"나부터 살고보자는 '선사후당' 중요 판단" 비판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5일 '김은혜 견제'에 나섰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의 경기 성남분당갑 총선 출마설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이다.

분당갑은 안 의원 지역구다. 직전엔 김 수석 지역구였다. 김 수석은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그러다 지난해 6·1 경기지사 보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놨다. 

▲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윤상현 의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 자리에 안 의원이 6·1 보선을 통해 들어갔고 이날 김 수석 컴백을 막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내년 총선이 11개월 남았는데 벌써부터 공천 신경전이 불붙는 분위기다. 

안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함부로 옮기는 것은 지역 주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험지 출마론, 김 수석의 분당갑 출마설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저를 뽑아준 지역 주민에게 도리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면 시간이 꽤 걸린다"며 "갑자기 낙하산으로 내려와서 그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낙하산 공천'을 비판했다. 대통령실을 때린 셈이다. 

안 의원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분당을 출마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 "대통령께서 장관은 최소 2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본인이 장관 수행 의지를 밝힌 것으로 봐서는 쉽게 움직일 수 없고 대통령 의지니까 그럴 확률은 적다"는 얘기다.

'김 수석이나 박 후보자와 같은 친윤 인사들의 공천에 대통령실 의중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대통령실이 공천 개입하는 건 법에 위배된다"고 답했다. '공천 불가'를 못박은 발언이다.

안 의원은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것 때문에 실형을 받았다"며 "내리꽂기식으로 가면 역풍이 불어 선거에 실패한 사례들이 많다"고 경고했다.

앞서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가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선 "국민의 부정 평가가 많다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정평가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며 "지지율이 요즘 좀 올라간다고 하지만 아직 40%가 안 된다. 45%는 총선 승리를 위한 합리적인 숫자"라고 했다.

안 의원은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총선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수도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도권 선거가 어렵다며 자신의 역할론을 내세웠다. 3·8 당대표 경선에서 '수도권 당대표론'을 주창하며 영남 출신 김기현 대표를 몰아세운 이유다. 

그런 만큼 불리한 수도권 선거를 뒤집기 위해 안 의원이 험지에 출마해 승기를 잡아야한다는 당내 공감대가 만만치 않다. 한 여권 인사는 "차기 유력 대권 주자인 안 의원이 나서 '선당후사'의 모범을 보이면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수도권 선거 결과가 선전으로 평가되면 안 의원 주가는 올라가고 대권가도가 다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의원은 그러나 '텃밭 사수' 모드다. 2016년 총선 이전엔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참패한 2020년 선거에선 분당 2개 선거구 중 1곳에서 김 수석이 이겼다. 분당은 여전히 여당 안방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이날도 "경기도 민심은 훨씬 좋지 않다"며 분당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지역구 변경을 경계하는 건 친윤계에 대한 불신 탓도 크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최근 비윤을 넘어 반윤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로선 부담이 적잖다. 당대표 경선에서 안 의원을 직격하는 메시지가 대통령실에서 나온 건 이와 무관치 않다. '낙선에 따른 차기 경쟁 탈락'의 시나리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게 안 의원 처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으로선 일단 자신부터 살고보자는 '선사후당'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여긴 듯 하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처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당과 대통령실이 안 의원에게 중요한 총선 역할을 맡기지 않을 것 같다"며 "활동 공간이 주어지지 않는 한 현재 스텐스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 판단한 것 같다"고 짚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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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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