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1호는 bhc…프랜차이즈 본사 갑질 멈출까

김기성 / 2023-05-22 17:09:44
bhc, 공정위에 불공정행위 신고한 가맹점 계약 해지
명예훼손 형사고발·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 폭탄'도
징벌적 배상 한도, 손해액 최고 3배…최대한 반영돼야
가맹점이 본사의 갑질을 공정위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치킨 프랜차이즈 bhc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3부는 bhc 가맹점주 협의회장인 진정호 씨가 bhc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bhc 본사는 진 씨에게 1억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러한 배상액은 진 씨가 입은 재산상 손실액 8255만 원보다 많은 것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된 것이다.

▲ 서울 시내 한 bhc 매장. [뉴시스]

bhc 가맹점주, 부당행위 등을 이유로 공정위 등에 신고

진 씨는 2015년 bhc 본사와 계약을 맺고 울산 옥동점을 운영해 오다가 2018년 전국 bhc 가맹점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진 씨는 bhc가 신선육이 아닌 품질이 좋지 않은 냉동육을 공급하고 저품질 해바라기유를 비싸게 강매한다고 주장하며 bhc 본사와 마찰을 빚었다.

2018년 8월에는 신선육 가격에 광고비를 몰래 포함시켜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하고, 해바라기유를 비싸게 팔아 차액을 챙긴다며 bhc 임직원을 형사고발하고 2019년에는 공정거래위원에도 bhc 본사의 불공정행위를 신고했다.

bhc 본사, 일방적으로 두 차례 가맹계약 해지

그러자 bhc 본사는 2019년 4월 진 씨가 허위 사실을 퍼뜨려 본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진 씨와의 가맹계약을 해지했다. 진 씨는 가맹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가맹점 지위를 보전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지만, bhc 본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고했다.

항고심에서 bhc 본사는 가맹계약이 1년 단위로 갱신된다는 점을 들어 2020년 1월부터 계약이 만료될 것이라고 주장하자, 법원은 판결 시점에 가맹계약이 종결될 것이기에 소송 실익이 없다면서 bhc 본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진 씨와의 계약은 2020년 1월에 만료되지 않고 이어졌는데, 그해 10월 30일 느닷없이 진 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진 씨는 두 번의 계약 해지로 물품공급을 받지 못해 처음에는 105일, 다음에는 168일 동안 두 차례 영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법원에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내게 된 것이다.

진 씨는 두 차례 영업 중단에 대해 bhc에 5억10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진 씨가 제기한 의혹들이 근거가 없지 않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따라서 진 씨가 영업 중단으로 입은 재산상 피해 8255만 원에,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더해 1억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bhc, 그동안 과징금·벌금 미미하다는 이유로 소송 폭탄 일삼아

bhc 본사는 계약 해지 이외에도 여러 방법으로 진 씨를 옥죄었다. 진 씨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고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다행히 명예훼손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고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법원의 화해 결정으로 없었던 일이 됐다.

사실 가맹점주에게 소송은 심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버티기 힘든 일임에 틀림없다. 본사가 잘못하고도 소송 폭탄을 퍼부으면 가맹점주는 지레 물러서기 마련이다. 더구나 본사 입장에서는 재판이나 공정위 조사에서 잘못이 드러나더라도 배상금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거침없이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이제는 본사가 가맹점에 불법적인 피해를 입히면 손해액의 최고 3배를 배상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법당국도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징벌적 배상 한도를 최대한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기성

김기성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