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국내 침체에 해외 사업 총력…주택 공급 감소 우려

박정식 / 2023-05-22 16:53:59
공사비 증가, 자금 조달 난항으로 국내 주택시장 위축 탓
정부 해외수주 몰이와 건설사 신사업 확대 상호 부합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건설사들이 사업 중심축을 해외시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정부가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고 건설사들에게 해외사업 확대를 독려하는 점도 해외사업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공급을 줄이면서 시장 일각에선 향후 주택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감소하는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중동·동남아·호주 등지에서 수소·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 자원 재활용, 공항·발전·산업 시설, 신도시 건설 등과 관련한 사업 수주와 추진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 현대건설이 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2014년 5월 1호기 원자로를 설치했고 올해까지 총 4기의 원전 건설을 완료한다.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중동에서 석유화학과 신도시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 건설 아미랄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등에서 수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사막에 조성하는 네옴시티 △카타르 루사일시티 내 금융지구에 짓는 루사일 플라자 타워에서 수익 증대를 바라고 있다.

대우건설도 중동에서 해외사업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라크 알포 항만 공사 수주와 리비아 재건 시장 진입 등을 주축으로 연계 파생 공사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에너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주축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저장 시설 △태양광·풍력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과 송·변전 △자원 재활용 등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도 친환경 분야에 주목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재생 에너지 친환경 사업을, 캐나다에선 그린수소 생산·상용화 사업을 각각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동남아에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들을 선별하고 미국에선 경쟁우위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함께 해외사업의 위험요소를 관리하는 체계를 강화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공항·에너지발전·첨단산업·도시철도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이를 위해 관련 사업을 진행했던 인적·기술적 자원을 총동원해 국가별로 중장기 경제개발계획을 분석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은 해당 분야 선진 기술을 가진 해외 기업들과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 협력관계를 맺거나 합작법인을 세워 해외사업의 수주력과 수행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 대우건설이 카타르에 건설한 화학공장 2단계 모습. 이 공장은 폴리에틸렌 생산 시설(연간 35만t), 올레핀 생산 시설(연간 35만t)을 갖추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에 집중하는 건 국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건설경기 지표는 3월 기준 대부분 내리막이다. 건설수주액은 13조5427억 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4%, 건축허가면적은 1192만5000㎡로 지난해 동월보다 -21%, 건축물착공면적은 806만㎡로 -31%를 기록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4대 해외건설 강국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고 건설사들에게 해외사업 확대를 독려하는 점도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정부는 해외시장에서 사회기반시설 공사 수주를 확대하겠다며 건설 강국을 강조했다.

B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외화 벌이와 직결돼 정부가 한국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다양한 혜택도 해외사업 확대에 일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사업의 위험성은 크지만 건설 경기가 부진한 국내보다 낫다는 판단에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은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국내 주택 공급을 줄이고 있다. 부동산정보 조사 업체인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상위 10대 건설사들이 지난 1~4월에 분양한 아파트는 1만5900여 가구에 그쳤다. 당초 계획했던 물량(5만4000여 가구)의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의 올해 아파트 공급량은 당초 분양 계획(27만9000여 가구)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주택 공급 감소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과거 통계를 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주택착공 증가율이 7%포인트 하락했다"며 "금리 인상이 주택 공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금리 인상이 주택 건설 위축을 부추겨 향후 주택 공급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박정식 기자 pj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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