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줄 용량' 하이트진로 켈리…500ml 병맥주 용량 들쑥날쑥, 왜?

김경애 / 2023-05-15 13:46:01
소비자들 "용량 줄여 이익 보려는 '꼼수' 아니냐" 의구심
하이트진로 "제조 과정서 미세한 차이 발생할 수 있어"
하이트진로의 맥주 '켈리'는 같은 용량으로 표기됐음에도 실제 용량은 제품마다 들쑥날쑥하다. 같은 공장 같은 시기 생산된 동일 맥주 제품인데도 엄지손가락 마디가량의 용량 차이가 난다. "용량을 줄여 이득을 취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하이트진로 켈리를 조사한 결과 10개 중 1개꼴로 평균 용량에 못 미치는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다. 조사는 용기 특성상 내용물 용량 확인이 쉬운 병맥주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하이트진로 켈리 500mL 두 제품 중 하나에는 로고가 그려진 스티커의 3분의 1가량 맥주가 차 있지만, 다른 하나엔 스티커 시작 부분까지만 차 있다. 라벨에 적힌 생산지와 시기는 강원 홍천군 북방면 홍천공장 4월 말로 동일했다.

▲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하이트진로 켈리 500mL 병맥주 제품들이 용량 차이(빨간색 네모)를 보이고 있다. [김경애 기자]

켈리 병맥주뿐만이 아니다. 타 업체에서 제조·판매하는 소주와 음료수, 페트 제품들도 미세한 용량 차이를 보였다. 

한 소비자는 "이유 없이 용량이 줄진 않았을 테니 불량품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용량을 속여 이익을 보려는 꼼수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불량품도, 꼼수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 제조 시 여러 개 주입용 헤드가 달려있는 하나의 베슬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맥주를 주입한다"며 "맥주라는 유체 특성상 주입되는 맥주 온도와 이송배관 내부 압력, 생산 속도, 헤드별 설정값, 용기마다 다른 성형상태 등에 따라 용량 편차가 미세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 정도 오차는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는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식음료 제품은 용기·포장에 표시된 양과 실제량 간 약간의 오차가 허용된다. 오차(범위)는 표시량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500ml 켈리의 경우 '300ml 초과 500ml 이하' 범위에 포함돼 ±3% 오차가 허용된다. 최저 485ml에서 최고 515ml까지 정상 용량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법적 허용기준보다 훨씬 엄격한 자체 기준으로 용량을 관리해 편차를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높낮이 차이가 있다 해서 모두 용량을 줄인 건 아니다"며 "병맥주는 넥라벨이 맥주 거품을 가리고 순수 맥주만 보이게 설계돼 있어 끝선을 정량 기준선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끝선을 넘는 건 정량을 초과한 용량"이라는 얘기다. 

이어 "주류업체들은 용량 미달 논쟁을 피하고자 표시량보다 양을 약간 더 넣는 경향이 있다"며 "오차 범위를 벗어난 제품들은 공장 설비를 통해 자체적으로 걸러내고 있는데, 클레임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게 설명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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